'건국전쟁' 감독이 분노한 이유? '파묘' 주인공 이름에 숨겨진 비밀 [Y녹취록]
숨겨진 '이스터 에그' 찾는 재미…재관람 열풍
"주인공들의 이름, 실제 독립운동가 이름과 같아"
"영화 속 숨겨진 '항일 코드' 찾기…흥미 유발"
"영화 보고 난 뒤 이야기 할 수 있는 지점 공략"
■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풍수지리라는 요소가 들어간 것도 한국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정덕현> 아마 한국인들만큼 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민족이 없을 거예요. 그건 부동산 관련된 얘기도 그렇지만 우리가 묫자리 갖고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민족이기는 하잖아요. 그래서 풍수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들어가 있고 그다음에 이 땅을 감독이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특이해요. 땅은 그냥 있는 땅이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역사들이 다 뭉쳐져 있는 땅이다라고 이렇게 얘기해요. 그러면 그 땅에 들어 있는 뭔가 잘못된 것들을 파헤쳐서 해결한다는, 원상복구로 돌린다는 이야기는 역사적인 이야기까지도 머무를 수 있는. 이 작품이 뒤로 가면 역사얘기로 들어간다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앵커> 묘를 잘못 써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라는 집안의 부탁을 받고 묘를 이장하려고 모인 사람들인데. 이게 뒤로 갈수록 항일코드가 눈에 띈다, 이런 얘기들도 있어요.
◆정덕현> 알고 보니 이 집안이 친일을 했던 집안이라는 거. 그다음에 밑에 들어가보면 일제의 잔재로서. 사실 그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쇠말뚝 얘기도 많이 나왔잖아요. 일제의 잔재로서 밑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뭔가가 있다. 그걸 파헤쳐서 원상태로 돌린다. 이런 이야기로 가기 때문에 처음에 오컬트로 쭉 진행이 되고 굉장히 오싹한 이야기로 가고 묘를 파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잖아요. 두렵기도 하면서. 그러다가 점점 파고들어가면 역사적인 코드가 여기 같이 들어가 있구나. 그래서 메시지가 뒤로 갈수록 새로운 쪽으로 옮겨가지만 그게 굉장히 흥미롭게 진행이 됩니다.
◇앵커> 앞부분에서는 묘한 분위기에 빠져들듯이 영화를 보다가 뒤로 갈수록 다른 코드가 나오면서 흥미로운 여러 가지 해석할 것들이 있다.
◆정덕현> 오컬트가 뒤로 갈수록 공포감은 높아지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공포감이 높아지는 만큼 그 이야기가 갖고 있는 은유적인 요소들이 들어가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저걸 어떻게든 파내야 돼, 이쪽에 몰입하면서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되는 거죠.
◇앵커> 의미가 있는 것들을 해석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 같은 경우에는 여러 차례 보는 관객들도 있습니까? 그런 걸 두고 요즘에 N차 관람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정덕현> 파묘도 N차 관람 얘기가 나오고 있고 7번 봤다, 8번 봤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어떤 요소가 있어야 되냐면 끊임없이 이 안에서 뭔가 발견해낼 수 있는 코드들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에는 그런 영화 속에 숨겨진 코드들, 몰래 숨겨 놓은 메시지 같은 것들이 상당히 많이 이 코드들로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훅 지나간 자동차라고 봤는데 자동차에 있는 번호판이 알고 보니까 3.1 얘기한 032, 031 이런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 여기 나오고 4명의 인물을 말씀드렸지만 이 4명의 인물 이름이 처음에는 이름만 나와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이름이 다 독립운동가 이름에서 따왔다. 대표적인 게 봉길, 누구인지 아시겠죠? 이런 인물들의 얘기가 나왔다. 그러니까 영화 자체가 영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영화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코드들에 의해서 이야기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이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는 건 요즘 영화 흥행에서 제일 중요한 게 입소문이거든요. 입소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거고. 그다음에 그 안에서 화제성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요즘 이런 화제성이 SNS를 타고 확산되면서 2주 만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600만 관객을 돌파한 이유도 이런 젊은 세대들이 SNS를 통해서 입소문을 확산시킨 부분들, 이것도 굉장히 주효했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항일코드와 관련해서 얘기를 해 봤잖아요. 일부에서는 그것과 관련해서 이념논쟁도 벌어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어떤 상황입니까?
◆정덕현> 사실 영화 장재현 감독 입장에서는 전혀 이런 걸 생각 안 하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분들은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님이 이걸 아예 논쟁적으로 붙여놓은 부분이 있죠. 그래서 아예 얘기를 그렇게 하셨죠. 항일인이 근거도 없는 민족감정 악용하는 영화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는데. 저는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마케팅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봅니다. 논란도 양자에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것도 화제성이 되거든요. 실질적으로 이 논란이 일어나고 나서 파묘에도 오히려 흥행에는 도움이 된 요소들도 있습니다.
◇앵커> 오히려 논란이 되고 나서 더 흥미를 가지고 본 측면도 있다.
◆정덕현> 그거 아니다, 그런 이념적인 측면의 영화가 아니다, 측면에서 영화를 더 많이 보러 온 관객들이 많았고 장재현 감독님도 실제로 이 작품은 반일코드라기보다는 땅에 집중한 영화다. 저도 그렇게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파묘라는 것 자체가 땅을 파내는 이야기잖아요.그런데 파내는 이야기가 뭐냐 하면 잘못된 과거를 원상태로 돌린다는 의미. 이게 묫자리 이장할 때도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래서 같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의미가 훨씬 강하다고 보입니다.
대담 발췌 : 이미영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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