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깅 수비 이겨낸' 문정현과 침묵한 문성곤, KT 3번 고민은 현재진행형
문정현(194cm, F)과 문성곤(196cm, F)이 상반된 경기력을 보였다. KT 3번 포지션 고민은 계속된다.
수원 KT가 지난 7일 수원 KT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6라운드 부산 KCC와 경기에서 94-96으로 패했다. 3연패에 빠진 2위 KT 시즌 전적은 29승 16패다. 3위 창원 LG에 반 경기 차로 추격당했다.
KT는 2023~2024시즌 전부터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팀으로 꼽혔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을 해결한 허훈(180cm, G)이 복귀할 예정이었기 때문이었다. 1옵션 외국 선수 마이클 에릭(211cm, C)에게 의문 부호는 달렸지만, 2옵션 외국 선수 패리스 배스(200cm, F)는 KBL 컵대회부터 물건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FA(자유계약) 자격으로 수원을 떠난 양홍석(195cm, F) 대신 KBL 최고 수비수 문성곤도 데려왔다. 하윤기(204cm, C)와 정성우(178cm, G)를 필두로 기존 전력도 탄탄했다.
KT는 허훈 복귀 전부터 상위권에서 달렸다. 배스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하윤기도 한층 성장한 경기력으로 KBL 최고 센터 반열에 당당히 도전했다.
그러나 한 가지 고민이 KT를 괴롭혔다. '높이'였다. 2m 남짓한 포워드 배스가 자밀 워니(198cm, C)나 코피 코번(210cm, C) 같은 센터 외국 선수를 막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윤기 도움 수비를 받거나, 매치 업을 바꿔야 했다.
또는 하윤기와 배스가 박스아웃에 집중해야 했다. 그새 앞선에서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3번에 장신 포워드를 기용해야만 하는 KT다. KT에서 3번으로 출장하는 선수는 슈터로 출전하는 한희원(194cm, F)과 함께 리바운드에도 신경 써야 한다. 앞선과 뒷선을 모두 막을 수 있고, 리바운드 가담에도 적극적인 문성곤과 문정현이 제격이었다.
하지만 다재다능한 이들도 한 가지 약점을 보인다. 슈팅 능력이다. 문성곤은 커리어 내내 새깅 수비의 대상이었다. 고려대 졸업반이었던 2015시즌 3점 성공률 34.3%(23/67)로 준수했던 과거가 무색하게 프로 데뷔 후 한 시즌(2021~2022시즌)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3점 성공률 34% 이상을 기록한 적 없다(경기당 3점 0.5개 시도했던 프로 데뷔 시즌 제외). 컨테스트도 받지 않고 시도한 오픈 3점이 다수인 만큼, 슈팅 능력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수치다.
문정현도 아마추어 시절부터 외곽 슈팅에 관한 지적을 자주 받았다. 뛰어난 농구 지능과 수비 능력을 인정받았지만, 프로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3점을 장착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많았다. 실제로 프로 입성 후 부족한 외곽 슈팅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고려대 선배 문성곤처럼 새깅 수비의 대상이 됐다.
그럼에도 문성곤과 문정현이 슈팅 기회에서 주저하지 않는다. 억지로 슈팅을 봉인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공격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때로는 승부처에서 귀중한 3점을 터트리기도 했다. 문성곤은 3라운드에서 3점 성공률을 약 36.1%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문정현 역시 4라운드에서 3점 성공률을 50%까지 높였다.
두 선수가 이날 경기에서도 새깅 수비의 대상이었다. 문성곤과 문정현을 막는 수비수는 이들보다 배스를 위주로 견제했다. 또다시 이들은 코너에서 기회를 맞았다.
선발로 나선 문성곤은 1쿼터에 3점 한 방을 시도했다. 불발이었다. 1쿼터 종료 30초 전부터 코트를 밟았던 문정현은 2쿼터에 기회를 맞았다. 3점을 세 방이나 던졌지만, 한 방도 림을 가르지 못했다.
이후 문성곤은 3쿼터 10분을 모두 소화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열중했다.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던 배스에게 공격 작업을 맡겼다.
문정현은 4쿼터를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코너와 45도를 가리지 않고 3점을 빵빵 터트렸다. 점수 차를 한 점까지 좁히는 3점을 두 번이나 기록했다. 영양가 만점이었다. 4쿼터에만 3점 세 방을 폭발했다.
KT가 허웅(185cm, G) 버저비터로 아쉽게 패했다. 버저비터를 허용하지 않았다면, 배스 3점만큼이나 문정현 3점도 큰 주목을 받을만했다.
송영진 KT 감독도 경기 후 "(문)정현이가 3점으로 추격에 큰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3번 포지션은 앞으로도 이렇게 운영해야 한다. 수비가 중요하다. 리바운드에도 힘써야 한다. 3번으로 나서는 선수가 3점 성공률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문성곤과 문정현은 같은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자신의 출전 시간과 팀 성적을 가르는 과제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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