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아이돌 꿈꾸던 이서윤 치어리더의 첫번째 인터뷰
[점프볼=홍성한 기자] 19살 이서윤 치어리더는 첫인상부터 달랐다. 긴장감 속 어딘가에는 프로의식이 느껴졌고, 밝은 모습 속 어딘가에는 진지함이 묻어나왔다. 이런 활약(?) 속에 인터뷰와 사진 촬영 모두 순조롭게 진행됐다.
인터뷰 전 이서윤 치어리더는 “잡지 인터뷰 처음이에요!”라고 말했다. 기자의 대답은 이랬다. “저도 처음이에요(웃음).” 즉, 처음과 처음이 만났다. 이들이 만들어낸 긴장감 있고 재미는 물론, 진지함까지 가득했던 2월 어느 날의 인터뷰. 바로 공개한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프로농구 서울 SK와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핸드볼 H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치어리더 이서윤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치어리더라는 꿈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초등학교 2학년 때 부산 KT(현 수원 KT)에서 주니어 치어리더를 했어요. 그때 사람들 앞에서 여러 행사를 경험했는데 하다 보니까 재밌었고, 자연스럽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치어리더가 된 이후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나요?
진짜 누구보다 너무 좋아하셨어요. 부모님은 제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많은 관중, 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 자체를 정말 뿌듯해하세요.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방과 후 설렘’이라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력이 있더라고요.
맞아요(웃음). 사실 아이돌이 꿈이었어요. 어렸을 때 여러 회사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가 우연히 기회를 받았어요. 제의가 온 이후 4개월 동안 열심히 교육받으면서 출연했던 기억이 있네요.
태권도를 오래 했다고 들었어요.
어렸을 때 5~6년 정도 태권도를 했어요. 겨루기 선수부터 시범단까지 두루두루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발목을 다치면서 그만두게 됐어요. 태권도뿐 아니라, 수영도 해보고 여러 가지 운동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면 지금 체력 관리를 위해 하는 운동이 있나요?
시간 날 때마다 최대한 가벼운 운동을 하려고 해요. 사실 춤 연습이 운동인 것 같아요(웃음). 하루에 반나절이 넘는 시간 동안 준비하거든요.
팬들 사이에서 불리는 닮은 꼴이 있나요?
팬들이 이달의 소녀에 츄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하세요. 동물 중에서는 수달이요. 그런데 험악하게 생긴 수달이 있고, 귀엽게 생긴 수달이 있잖아요? 어느 쪽인지는 잘 모르겠네요(웃음).
경기가 있는 날, 치어리더의 일과가 궁금해요.
경기 전 하루에서 이틀 사이에 모이는 시간이 정해져요. 일단 오전에 경기장에 도착해서 3~4시간 정도 그날 하게 될 무대에 대해서 리허설을 진행해요. 경기 시작 후 사고 없이 잘 마치면 빠른 칼퇴를 한답니다(웃음).
농구와 배구, 핸드볼까지 같이하고 있는데, 종목마다 치어리딩의 차이가 있을까요?
농구는 대부분 퍼포먼스 공연 위주로 진행해요. 배구와 핸드볼은 단상에 올라가서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퍼포먼스보다는 관중분들 호응 유도가 중요해요. 실제로 소통도 더 많고요. 개인적으로 다 좋아해요. 종목마다 특유의 매력이 있거든요.
‘아! 치어리더 하길 잘했다’라는 순간이 있다면요?
무엇보다 그냥 무대에 설 수 있는 것이 그냥 좋아요. 한순간을 굳이 꼽자면 응원하는 팀이 이겼을 때 보람을 느껴요. 아무래도 스포츠를 좋아하다 보면 자기 팀이 이기는걸 바라잖아요. 팀이 승리한 날에는 팬분들과 같이 열심히 응원한 기운이 선수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은 느낌을 받거든요.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나요?
데뷔 경기가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긴장을 너무 많이 했어요. 평소와 다른 느낌이었어요. 농구는 언니들과 한 무대에서 같이하다 보니까 괜찮은데 배구는 단상 위에서 혼자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실수가 정말 많았던 것 같아요.
치어리더라는 직업이 항상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하잖아요. 힘들 때는 없나요?
당연히 있죠. 사람들 앞에서 밝은 모습을 보여야 하잖아요. 개인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고, 아쉬운 장면이 나올 때도 최대한 티를 안 내려고 노력해요. (그럴 때 무슨 생각을 하나요?) 그냥 이렇게 생각해요. 경기 끝나고 오늘은 뭘 먹어야 맛있는지요!
반대로 힘을 얻었던 순간도 있을 것 같은데요?
경기장에 가면 귀여운 아기들이 진짜 많아요. 제 앞에 아기들이 와서 같이 춤을 추고 있을 때 그 순간만큼은 속상하고, 힘든 일이 기억에서 사라져요. 그래서 쿼터 중간중간 선물을 나눠줄 때면 어떤 아기들을 줄지 항상 고민이에요. 춤추면서 미리 다 스캔하고 있거든요.
많은 체력이 요구될 것 같아요. 쉴 때는 어떻게 충전해요?
전 취미가 딱 정해져 있어요. 문화생활. 연극과 뮤지컬, 영화, 드라마까지 보는 걸 정말 좋아해요. 무대를 좋아하다 보니까 무대에 서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좋아요. 보면서 제가 힘을 얻거든요. 경기 끝나고 혼자 뮤지컬을 보러 간 적도 많아요. 인터뷰 끝나고도 보러 갈 생각이에요(웃음).
SK 치어리더팀을 소개해준다면요?
팀 이름은 일단 ‘드림팀’이에요. 이름처럼 각양각색의 다양한 치어리더들이 모여있어요. 서로의 장점들이 따로 놀지 않고 어우러져서 정말 무대가 예쁘게 잘 나와요. 호흡도 정말 잘 맞고요. 무대가 끝나고 나면 우리끼리 “우리 진짜 멋있다~”라고 감탄해요(웃음).
과거 주니어 치어리더를 하면서 봐왔던 치어리더라는 직업은 본인에게 어떤 느낌이었나요.
어렸을 때부터 (박)기량 언니를 보면서 자랐어요. 보면서 ‘진짜 치어리더’라는 것을 느꼈어요. 그냥 멋있었던 것 같아요. 키도 크시고, 춤도 잘 추시고. 나도 꼭 저렇게 멋있는 치어리더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연습실에서 언니를 처음 봤을 때가 아직도 기억에서 선명해요. 정말 세세하게 잘 챙겨주신답니다(웃음).
이서윤 치어리더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만들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꿈을 이룬 상태에서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다소 뜻밖에 대답이 돌아왔다. “일단 최고 치어리더를 넘어 최고의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 밝은 표정 뒤에는 진지함이 느껴졌다.
치어리더로서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어요. 어떤가요?
벌써 시즌이 막바지예요. 얼마 안 지난 것 같은데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네요. 처음이라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너무 재밌고 즐겁게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그 느낌은 어때요?
힘든 걸 모르겠어요(웃음). 할 때만큼은 잡다한 생각이 하나도 안 나요. 주니어 때부터 워낙 하고 싶어 했으니 결국 꿈을 이뤘네요.
다른 치어리더보다 이거 하나만큼은 자신 있는 게 있다면요?
음, 진짜 어려운 질문 같아요. 경기장에서 정말 많이 웃고, 춤 하나는 잘 추는 것 같아요.
인생의 가치관이나 좌우명이 있나요?
여기저기 휘둘리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해요. 안 좋았던 일들은 빨리 잊어버리고, 물 흐르듯 흘러가듯이 살고 싶어요. 안 그러면 너무 피곤하잖아요.
앞으로 어떤 미래를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해요.
치어리더 중 최고가 된 이후 최고의 치어리더를 양성하는 지도자가 되고 싶어요. 치어리딩도 액션, 스턴트, 퍼포먼스 3가지의 종류가 있어요. 제가 주니어 국가대표 치어리더팀으로 활동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종목별로 활약하고 있는 동기들이 있거든요. 그 동기들과 함께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후배들을 키우고 싶어요.
그렇다면 ‘이서윤 치어리더’ 하면 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그냥 누구보다 열심히 응원하고, 치어리딩에 진심이었던 치어리더였다’라는 생각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치어리더가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답니다.
점프볼 잡지 인터뷰는 처음이었는데 소감은 어떤가요.
처음 딱 소식을 듣고 난 이후 걱정이 많았어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많았거든요. 긴장한 탓에 준비한 답변을 제대로 다 했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정말 재밌었어요. 제 과거를 다시 되돌아보면서 동기부여도 되는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아요.
끝으로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더 성장해서 열심히 하는 치어리더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주신다면 더욱 재밌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큰 힘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이서윤 치어리더 프로필
생년월일
2006년 6월 25일
신장
168cm
경력사항
2023~현재 서울 SK
2023~현재 천안 현대캐피탈
2023~현재 핸드볼 H리그
#사진_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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