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찬, 인디언웰스 1회전 탈락.. 첫 서브 성공률 45% 부진
홍성찬(세종시청, 227위)의 생애 첫 ATP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도전이 본선 1회전 만에 종료됐다. 홍성찬이 야쿱 멘시크(체코, 81위)에 패하며 1회전에서 탈락했다. 예선 2경기에서 연이어 승리했던 상승세를 본선 1회전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번번히 실수로 흐름을 놓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홍성찬은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 테니스 가든 5번코트에서 열린 멘시크와의 1회전에서 3-6 4-6으로 패했다. 당초 이 경기는 6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우천으로 인해 하루 연기돼 7일 3번째 경기로 진행됐다.
초반 분위기는 홍성찬에게 나쁘지 않았다. 홍성찬은 1세트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하며 앞서 나갔다. 멘시크의 서브 컨디션에 기복이 있어 보였다. 멘시크는 첫 서브만이 에이스가 됐을 뿐, 나머지 퍼스트 서브는 모두 폴트가 됐다. 몸이 덜 풀린듯 서브 영점을 잡지 못했고 그 틈을 타 홍성찬이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홍성찬은 1세트 3-2까지 앞서 나갔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홍성찬의 서브권이었던 6번째 게임이었다. 역시나 실수가 문제였다. 홍성찬은 더블폴트로 동점을 허용했고(15-15), 평범한 실수로 역전을 내줬다(15-30). 여기서 멘시크의 정교한 공격이 통하면서 홍성찬이 이번 경기 처음으로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했다. 4-2가 되어야 할 1세트 점수가 3-3이 되고 말았다.
남은 1세트는 완벽한 멘시크의 페이스였다. 멘시크는 그의 서브 게임을 완벽하게 지켜내면서 다시 한번 홍성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그렇게 홍성찬은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하며 3-6으로 1세트를 내줬다.
멘시크의 1세트 서브 에이스는 6개나 된 반면, 홍성찬의 1세트 첫 서브 성공률은 40%에 그쳤다. 본인의 서브 게임을 반드시 지켜야 했던 홍성찬인데 첫 서브가 평소보다도 부정확했다. 멘시크가 어느정도 코트에 적응한 1세트 중반 이후부터는 홍성찬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홍성찬은 2세트 첫 게임부터 브레이크를 허용했다.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실수로만 모든 포인트를 내줬다. 첫 게임부터 불안하게 출발한 홍성찬이었다.
그렇지만 이후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플레이 스타일에도 변화가 생겼다. 홍성찬이 네트로 먼저 대시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멘시크도 앞으로 끌어들인 후 찌르는 회심의 패싱샷, 크로스샷의 성공률이 높아졌다. 탑스핀 로브를 통한 득점도 나왔다. 코트 전방위를 사용하는 움직임은 홍성찬이 멘시크보다 나았다.
반면 멘시크는 1세트에 비해 경기력이 떨어져 보였다. 멘시크의 2세트 첫 서브 성공률은 39%까지 하락했고, 언포스드에러는 15차례나 됐다. 랠리가 길어질수록 실수를 먼저 범하는 쪽은 멘시크였다. 2세트 경기가 진행될수록 홍성찬과 멘시크의 경기력은 상반됐다.
그런데 홍성찬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홍성찬은 2세트 1-3 상황, 2-4 상황에서 모두 브레이크 포인트를 먼저 잡았다. 하지만 마무리하지 못했다. 게임 중반까지는 실수가 없던 홍성찬인데, 게임 후반에서 결정적인 실수들이 나왔다. 조금 더 빨리 만들 수 있던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홍성찬은 8번째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역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바로 다음 게임이 홍성찬의 서브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게임을 내준 것이 결과론적으로 결정적인 패인이 되고 말았다. 멘시크의 집중력이 되살아난 점도 있었지만 홍성찬의 실수가 이 게임에서 유독 많았다. 앞서 나갈 수 있던 기회를 놓치니 바로 벼랑 끝으로 몰렸다.
결국 2세트 마지막 게임마저 내주며 4-6이 됐다. 홍성찬의 첫 ATP 마스터스 1000 도전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경기 시간은 1시간 19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홍성찬의 첫 서브 성공률은 45%에 그쳤다. 그런데 멘시크도 홍성찬에게 번번히 기회를 제공했다. 멘시크의 첫 서브 성공율은 48% 뿐이었고, 심지어 언포스드에러는 24개로 14개에 그친 홍성찬에 비해 많았다. 2세트의 경우, 전체 포인트는 양 선수 모두 33점으로 같았다. 홍성찬과 멘시크의 전반적인 경기력은 대등했다고 보는 것이 맞았다.
하지만 게임을 끝내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홍성찬의 실수가 나왔다. 게임을 잘 만들고도 끝내지를 못했다. 앞서 나가지 못하고 쫓아가는 경기를 할 수 밖에 없던 이유였다.
이번 대회를 1회전으로 마감한 홍성찬은 30점의 랭킹 포인트와 4만 2천 달러(약 5천 5백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라이브랭킹은 197위로, 200위권을 다시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홍성찬을 잡아낸 멘시크는 미국의 라이징 스타 벤 쉘튼(16위)가 2회전에서 격돌한다.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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