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천만 바라보는 영화 '파묘'...흥행 비결은?
■ 진행 : 김대근 앵커
■ 출연 :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 구성 : 손민정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이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형 오컬트 영화 '파묘'가연일 흥행 기록을 세우며 극장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좀 생소하기도 한 오컬트 장르 '파묘'가이렇게까지 인기 끌고 있는 비결은 뭘까요?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와 얘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희가 영상으로 소개는 먼저 해 드렸는데 시청자 여러분들 중에 대체 무슨 영화인지 궁금하신 분들 계실 것 같습니다. 소개 좀 해 주세요.
[정덕현]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파묘잖아요, 제목 자체가. 우리가 흔히 묫자리를 잘못썼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묫자리를 잘못 쓰면 후대가 어려운 일을 겪는다든지 이런 것들이 생긴다는 생각들을 우리가 많이 하고 있는데. 그래서 여기는 선대의 묘가 잘못돼 있다는 것 때문에 후세들이 굉장히 고통받는 집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여기는 무당도 등장하고 풍수사, 장의사 이런 분들이 나와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묘를 파내는. 그래서 이장을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다룬 그런 얘기입니다.
[앵커]
내용을 들으면 공포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깜짝깜짝 놀랄 것 같기도 한데요. 제가 오컬트 영화라고 소개를 해드렸잖아요. 이게 어떤 장르입니까?
[정덕현]
오컬트 하면 많은 분들이 지금은 어느 정도 아실 거예요. 뭔가 으스스하고 오싹한 이야기. 흔히 얘기하는 악령이 들었다. 그럼 구마의식을 한다거나 이런 장면들을 여러분들이 많이 떠올리실 것 같거든요. 과거에 어렸을 때 이 장면을 처음 기억했던 게 엑소시스트 같은 작품으로 기억을 하거든요. 그 당시에 악령을 빼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구마의식 같은 게 특이하게 등장을 해서 보는 분들이 굉장히 소름이 많이 끼쳤던 그런 기억들이 있는데. 국내에도 최근 들어서 한국형 오컬트 방식으로, 이게 서구에 악령을 빼는 구마의식이 있다면 우리는 무속인들이 하는 굿판이라든지 이런 의식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이런 한국적인 무속 이야기라든가 이런 것들을 섞어서 만들어낸 한국형 오컬트 같은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죠. 곡성 같은 작품이 대표적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작품이거든요. 장재현 감독은 이쪽 장르의 장인으로 알려져 있고 이 자문을 계속 지속적으로 해 온 감독님인데 검은사제들이라는 작품은 굉장히 대중적으로 성공했습니다. 검은사제들도 500만 관객이 넘었던 작품이거든요. 그리고 사바하라는 작품에 이어서 이번 작품까지 성공을 시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저희가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있는데 이거 무서운 거 싫어하는 분들 볼 수 있습니까?
[정덕현]
솔직히 얘기하면 저도 오컬트 장르 싫어합니다. 공포영화를 보는 분들이 대부분 마음이 약간 그렇거든요. 극장에 돈 내고 갔는데 마치 고문받는 느낌이다, 이런 생각을 갖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을 보면서 전혀 그런 게 없었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선입견이 있었는데 보다 보니까 굉장히 흥미롭게, 재미있게 이야기가 구성돼 있고. 여기 4명이 등장하는데 4명이 마치 뭔가 큰 문제 해결을 같이 하기 위해서 힘을 합쳐서 뭔가 헤쳐나가는 이야기, 미션을 해결하는 이야기. 이런 방식으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보는 분들이 오싹한 얘기가 들어 있지만 거기에만 머물지 않고 굉장히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그런 작품입니다.
[앵커]
개봉 11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습니다. 7일 기준으로 누적 관객이 676만 6761명이라고 합니다. 주말 지나면서 800만 돌파할까? 이런 얘기들을 하더라고요.
[정덕현]
저는 충분히 가능한 얘기라고 생각이 들고요. 곡성이 한국형 오컬트로는 이례적으로 굉장히 큰 성공을 해서 거의 7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들였었는데. 이 작품은 1000만 얘기까지도 나오고 있어요. 그 이유는 뭐냐 하면 오컬트라는 장르가 갖고 있는 굉장히 마니아적인 색깔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런 마니아적인 색깔들을 상당 부분 누그러뜨리면서 상업적이고 뭔가 대중적인 접근을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영화가 전반부, 후반부로 나눠져서 전반부의 한 이야기가 일단락된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후반부에 또 다른 이야기가 쭉 펼쳐지면서 굉장히 밀도감 있게 몰입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는 작품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그러다 보니까 오컬트 영화 중에 처음으로 1000만 관객 돌파하는 거 아닌가, 이런 기대를 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정덕현]
지금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래서 이게 오컬트 장르를 꼭 봐야 되는가, 감독님도 오컬트 장르라기보다는 이건 미션을 해결하는 장르입니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거든요. 그리고 장재현 감독님은 이전에 했던 작품들 검은사제들 같은 작품을 보면 오컬트 장르지만 굉장히 스타일리시하게 그때 강동원 씨가 사제복 입고 나왔는데 이렇게 섹시한 사제가 있냐, 이런 얘기가 나올 정도로 굉장히 액션이라든지 스타일, 이런 것들을 잘 풀어내서 대중적으로 어필하는 감독이에요.
이번 작품도 아마 그런 부분들을 했기 때문에 성공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여기 등장인물들 보면 정말 굉장히 현대적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우리가 흔히 무속인 그러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잖아요. 여기도 그림이 나오지만 저렇게 무속인의 복장을 입고 굿을 할 때는 등장하는데 일상으로 돌아가면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옷을 입고 다니거든요. 가죽롱코트를 입고 다니는 이런 모습이 나와는데. 흔히 얘기해서 MZ세대 무속인이다,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그래서 보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옛날 틀에 박힌 이미지들, 무속 하면 틀에 박힌 이미지들이 있는데 그런 부분을 상당히 깬 부분이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인물 구성이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4명의 인물이 등장하는데. 이 4명은 어떤 면에서 보면 신세대와 구세대가 같이 합쳐진. 그래서 신구통합적인 묘벤저스라고 여기서는 많이 부르는데, 하나의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 신구세대가 힘을 합치는 이야기, 이렇게도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묘벤저스라고 부르는 건 이 무덤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들이다, 이런 얘기입니까?
[정덕현]
여기는 물론 슈퍼히어로라고 해서 초능력을 가진 인물들은 아니지만 각자 작은 일에서의 전문가들이라는 거죠. 그래서 그 전문가들이 모여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여기 보면 김고은 씨 같은 경우는 굉장히 힙한 무당으로 등장하고요. 화림이라는 역할인데 평상시에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나와서 굿을 하는 게 나오고요.
이도현 씨 같은 경우는 몸에 전신 문신 같은 걸 하고 머리도 뒤로 묶어서 MZ세대 스타일을 많이 보여줍니다. 이 두 인물이 MZ세대의 특징을 갖고 있다면 여기 최민식 씨, 유해진 씨가 각각 풍수사와 장의사로 등장하는데. 실제로 풍수사, 장의사는 직업적으로도 많이 없어지고 있는 직업이고요. 그래서 젊은 세대가 할 수 없고 좀 나이 든 세대가 등장하는데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합쳐서 이 묘에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얘기가 됩니다.
[앵커]
풍수지리라는 요소가 들어간 것도 한국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가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정덕현]
아마 한국인들만큼 땅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민족이 없을 거예요. 그건 부동산 관련된 얘기도 그렇지만 우리가 묫자리 갖고도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민족이기는 하잖아요. 그래서 풍수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들어가 있고 그다음에 이 땅을 감독이 바라보는 시각이 굉장히 특이해요. 땅은 그냥 있는 땅이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역사들이 다 뭉쳐져 있는 땅이다라고 이렇게 얘기해요.
그러면 그 땅에 들어 있는 뭔가 잘못된 것들을 파헤쳐서 해결한다는, 원상복구로 돌린다는 이야기는 역사적인 이야기까지도 머무를 수 있는. 이 작품이 뒤로 가면 역사얘기로 들어간다는 거죠. 이런 부분들이 아주 흥미롭습니다.
[앵커]
묘를 잘못 써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라는 집안의 부탁을 받고 묘를 이장하려고 모인 사람들인데. 이게 뒤로 갈수록 항일코드가 눈에 띈다, 이런 얘기들도 있어요.
[정덕현]
알고 보니 이 집안이 친일을 했던 집안이라는 거. 그다음에 밑에 들어가보면 일제의 잔재로서. 사실 그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쇠말뚝 얘기도 많이 나왔잖아요. 일제의 잔재로서 밑에 숨겨져 있는 또 하나의 뭔가가 있다. 그걸 파헤쳐서 원상태로 돌린다. 이런 이야기로 가기 때문에 처음에 오컬트로 쭉 진행이 되고 굉장히 오싹한 이야기로 가고 묘를 파낸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잖아요.
두렵기도 하면서. 그러다가 점점 파고들어가면 역사적인 코드가 여기 같이 들어가 있구나. 그래서 메시지가 뒤로 갈수록 새로운 쪽으로 옮겨가지만 그게 굉장히 흥미롭게 진행이 됩니다.
[앵커]
앞부분에서는 묘한 분위기에 빠져들듯이 영화를 보다가 뒤로 갈수록 다른 코드가 나오면서 흥미로운 여러 가지 해석할 것들이 있다.
[정덕현]
오컬트가 뒤로 갈수록 공포감은 높아지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도 마찬가지인데 공포감이 높아지는 만큼 그 이야기가 갖고 있는 은유적인 요소들이 들어가니까 관객 입장에서는 저걸 어떻게든 파내야 돼, 이쪽에 몰입하면서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되는 거죠.
[앵커]
의미가 있는 것들을 해석하고 싶어 하는 관객들 같은 경우에는 여러 차례 보는 관객들도 있습니까? 그런 걸 두고 요즘에 N차 관람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정덕현]
파묘도 N차 관람 얘기가 나오고 있고 7번 봤다, 8번 봤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어요. 그런데 그렇게 되려면 어떤 요소가 있어야 되냐면 끊임없이 이 안에서 뭔가 발견해낼 수 있는 코드들이 있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에는 그런 영화 속에 숨겨진 코드들, 몰래 숨겨 놓은 메시지 같은 것들이 상당히 많이 이 코드들로 들어가 있어요.
그래서 그 안에 훅 지나간 자동차라고 봤는데 자동차에 있는 번호판이 알고 보니까 3.1 얘기한 032, 031 이런 것들을 발견하게 되는 거예요. 그다음에 여기 나오고 4명의 인물을 말씀드렸지만 이 4명의 인물 이름이 처음에는 이름만 나와서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이 이름이 다 독립운동가 이름에서 따왔다. 대표적인 게 봉길, 누구인지 아시겠죠? 이런 인물들의 얘기가 나왔다. 그러니까 영화 자체가 영화로 끝나는 게 아니라 영화 안에 들어 있는 많은 코드들에 의해서 이야기들이 계속 만들어지고 이런 이야기들이 만들어지는 건 요즘 영화 흥행에서 제일 중요한 게 입소문이거든요.
입소문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거고. 그다음에 그 안에서 화제성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요즘 이런 화제성이 SNS를 타고 확산되면서 2주 만에 굉장히 빠른 속도로 600만 관객을 돌파한 이유도 이런 젊은 세대들이 SNS를 통해서 입소문을 확산시킨 부분들, 이것도 굉장히 주효했다고 봅니다.
[앵커]
그런데 항일코드와 관련해서 얘기를 해 봤잖아요. 일부에서는 그것과 관련해서 이념논쟁도 벌어지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어떤 상황입니까?
[정덕현]
사실 영화 장재현 감독 입장에서는 전혀 이런 걸 생각 안 하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분들은 건국전쟁 김덕영 감독님이 이걸 아예 논쟁적으로 붙여놓은 부분이 있죠. 그래서 아예 얘기를 그렇게 하셨죠. 항일인이 근거도 없는 민족감정 악용하는 영화다,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는데. 저는 이런 부분들은 상당히 마케팅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봅니다. 논란도 양자에 이득이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이것도 화제성이 되그것도에. 실질적으로 이 논란이 일어나고 나서 파묘에도 오히려 흥행에는 도움이 된 요소들도 있습니다.
[앵커]
오히려 논란이 되고 나서 더 흥미를 가지고 본 측면도 있다.
[정덕현]
그거 아니다, 그런 이념적인 측면의 영화가 아니다, 측면에서 영화를 더 많이 보러 온 관객들이 많았고 장재현 감독님도 실제로 이 작품은 반일코드라기보다는 땅에 집중한 영화다. 저도 그렇게 보고 있어요. 왜냐하면 파묘라는 것 자체가 땅을 파내는 이야기잖아요.그런데 파내는 이야기가 뭐냐 하면 잘못된 과거를 원상태로 돌린다는 의미. 이게 묫자리 이장할 때도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래서 같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저는 그런 의미가 훨씬 강하다고 보입니다.
[앵커]
주말에 파묘 사람들 많이 본다니까 나도 가서 봐야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텐데 혹시 공포영화나 오컬트 영화 잘못 보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 됩니까?
[정덕현]
저는 이게 어쨌든 오컬트이기 때문에 공포적인 요소가 없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실제로 공포스럽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뭐냐 하면 공포 속에 혼자 관객을 던져두는 게 아니라 말씀드린 여기에 4명의 히어로죠, 이 인물들이 관객들하고 같이 움직이는 느낌을 줘요.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두려움, 공포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같이 움직이면서 그 문제를 해결해 가는 것에 동참하는 느낌입니다. 훨씬 더 편안하게 오컬트를 즐길 수 있는 부분이 생긴다는 거죠.
[앵커]
혼자 막 덜덜 떨면서 깜짝 놀라는 이런 건 아닐 것이다. 파묘가 1000만 관객을 돌파할까, 이거 관심인데 그러면 당분간 파묘 흥행에 맞설 다른 영화는 없을까? 또 다른 영화 궁금한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정덕현]
애초에는 파묘가 흥행 바람을 탔을 때 제일 많이 걱정했던 게 듄: 파트2가 나오면서 이 작품 때문에 힘든 거 아닌가 그런 얘기까지 많이 나왔었는데.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에는 큰 영향이 별로 없었어요. 듄보다 훨씬 더 흥행에서는 앞서고 있는 상황이고. 다만 범죄도시4가 4월 24일에 개봉 예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때 범죄도시가 나오면 아무래도 범죄도시의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파묘는 천만 관객을 꼭 넘겨야 될 의무는 없어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오컬트 장르도 좀 더 대중적일 수 있다는 부분을 파묘가 분명히 보여줬으면 하는 측면이 있고 곡성이라는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록은 당연히 깰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기록을 넘음으로 해서 오컬트 장르에 대한 대중적 저변, 이런 것들이 생기면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주말 앞두고 영화 관련 얘기도 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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