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과거·현재·미래 ‘3개의 자아’ 이어붙여 생각해보라[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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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살아가며 수많은 '자기소개'의 순간에 봉착한다.
하지만 신경과학자인 저자의 관점으로 볼 때 인간은 3가지 다른 버전의 '나'를 갖고 있다.
이 질문을 받는 '현재의 나'가 있다면, 그동안 살아온 행적을 담은 '과거의 나'가 존재하고, 과거와 현재의 조각들을 이어붙이고 의미를 부여한 서사 구조로 빚어지는 '미래의 나'가 있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주체는 누구일까? 물론 '나'지만 궁극적으로는 '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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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번스 지음
홍우진 옮김│흐름출판
인간은 살아가며 수많은 ‘자기소개’의 순간에 봉착한다. 이름, 주소, 학력, 가족 구성 등 이력서에 담긴 수많은 항목에 대한 답이 나를 가리키는 지표다. 여기서 신간 ‘나라는 착각’을 쓴 에머리대 심리학 교수이자 정신과 의사인 그레고리 번스는 묻는다. “그게 정말 나일까?” 나를 소개하며 가장 먼저 꺼내는 ‘이름’은 단지 라벨(label), 즉 타인이 붙인 꼬리표일 뿐이고, 그걸로 나를 소개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나를 알아가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다수는 ‘누구’를 ‘1명’으로 인식한다. 영화관에서 티켓 1장을 사면 되고, 음식을 1인분만 주문해도 눈총받지 않는 단수(單數)다. 하지만 신경과학자인 저자의 관점으로 볼 때 인간은 3가지 다른 버전의 ‘나’를 갖고 있다. 이 질문을 받는 ‘현재의 나’가 있다면, 그동안 살아온 행적을 담은 ‘과거의 나’가 존재하고, 과거와 현재의 조각들을 이어붙이고 의미를 부여한 서사 구조로 빚어지는 ‘미래의 나’가 있다. 즉 1개의 몸 안에 3개의 자아가 공존한다는 것이다.
다시 최초의 질문으로 돌아가자.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인간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할까? 생각이다. 적절한 답을 찾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렇다면 생각하는 주체는 누구일까? 물론 ‘나’지만 궁극적으로는 ‘뇌’다. 20여 년 동안 기능적자기공명영상(fMRI)을 활용해 뇌의 의사결정 메커니즘과 보상 반응을 연구한 저자는 ‘자아는 수많은 사건 중에서 특정한 부분을 편집하고 맥락을 이어붙인 기억의 집합’이라고 정의한다. 즉 나를 소개한다는 것은 나에 대한 편집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과 진배없다.
여기서 핵심은 ‘이야기’다.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의 자아를 연결하기 위한 독특한 인지 기술을 발전시켜왔고, 그 결과물이 이야기다. 뇌가 빚어낸 서사 구조를 갖춘 좋은 이야기야말로 ‘나’를 설명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는 설명이다. 이 책에 ‘뇌는 어떻게 인간의 정체성을 발명하는가’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다. 단편적인 생각의 나열로는 나를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뇌는 우리가 겪은 숱한 경험으로 점철된 삶의 기억을 인식, 압축, 예측, 해리한다. 그 과정을 통해 생성된 이야기를 통해 나의 정체성을 가장 적확하게 드낼 수 있는 셈이다.
이 모든 것을 한데 묶는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 서사고, 그 결과 단단하게 엮인 한 편의 이야기가 탄생된다. 그 총아가 바로 ‘나’다. 그래서 저자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망상이다’라고 외치는 동시에 ‘나는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고 강조한다. 360쪽, 2만2000원.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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