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7곳 총선 대진표 확정… ‘운동권 심판’ vs ‘尹 정부 심판’ 구도 뚜렷
4·10 총선 최대 승부처인 서울에서 여야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48개 선거구 중 37곳의 공천을 마무리하면서 대진표가 확정됐다(3월 7일 오전 기준, 표 참조). 특히 서울에서도 최고 격전지로 꼽히는 '한강벨트'(광진·성동·용산·동작·마포구) 9개 선거구 가운데 중·성동을을 제외한 8곳에서 여야 공천 결과가 나왔다(지도 참조). 서울 37개 선거구후보로 공천된 현역의원과 정치 신인 비중을 살펴보고, 권역별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서울 지역 민주당 후보의 평균 연령은 56.1세, 이 중 여성 비율은 24.3%(9명)다. 공천 티켓을 확보한 현역의원 비율은 59.5%(22명), 평균 선수는 1.8선이다. 이 중 홍익표 의원과 김성환 의원은 선거구를 바꿔 출마한다. 김 의원은 20·21대 총선에서 노원병에 출마해 재선했는데, 이번 선거구 획정으로 노원을·병이 합쳐졌다. 노원을 현역인 4선 우원식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노원갑 공천을 놓고 해당 지역구 현역인 고용진 의원(재선)과 경선을 치른다. 현재까지 민주당이 서울에 공천한 정치 신인 비율은 27%(10명)다. 은평을에 출마하는 김우영 후보와 영등포갑 채현일 후보, 서초갑 김경영 후보는 국회의원 경험은 없으나 각각 은평구청장과 영등포구청장, 서울시의원을 지냈다.
종로, 최재형·곽상언·금태섭 3파전
1 도심권(종로·중구·용산)서울 중심 지역인 도심권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선거구는 정치1번지 종로다. 종로 현역은 감사원장 출신으로 대선 주자로도 뛰었던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이다. 최 의원은 2월 19일 단수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단수공천됐다. 당초 종로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고배를 마셨고,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중·성동갑에 공천됐다. 여기에 개혁신당 금태섭 최고위원이 출마해 종로에선 3파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친명 현역 vs 국힘 정치 신인 맞대결
2 동북권(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중·성동갑에선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맞붙는다. 2016년 20대 총선 때 신설된 중·성동갑 선거구는 이름과 달리 성동구 행정동으로만 구성돼 있다. 이곳은 최근 민주당 내 공천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대표적 친문(친문재인)계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공천을 신청했으나 컷오프(공천 배제)되면서 이른바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불거졌다. 컷오프에 반발한 임 전 실장은 한때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까지 거론됐으나 3월 4일 "당의 결정을 수용한다"며 민주당에 잔류했다.
민주당 친명계 현역의원과 국민의힘 정치 신인의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중랑을은 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내리 3선에 성공한 곳이다. 박 의원은 20대 대선 때 이재명 후보 캠프 비서실장을 맡았고, 2022~2023년 원내대표를 지냈다. 국민의힘에선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 캠프를 거쳐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이승환 전 중랑을 당협위원장이 공천됐다.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인 민주당 천준호 의원의 지역구 강북갑에는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공천을 받았다.
‘운동권 청산론' 승부처 마포을
3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서울 서북권에서는 여느 지역보다 국민의힘의 '운동권 심판론'과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심판론'이 강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을은 보수정당에는 험지다. 민주당에선 현역 김영호 의원이 공천돼 3선 도전장을 던졌다. 진보색이 강한 서대문을에서 민주당과 진보당은 일찌감치 후보 단일화를 마쳤다. 두 당은 2월 29일 서대문을 단일 후보로 김영호 의원을 결정해 진보당 전진희 예비후보가 사퇴했다. 국민의힘에선 4선 중진 박진 의원이 현 지역구인 강남을에서 서대문을로 차출됐다.
마포을에선 여야 공히 운동권 출신이 격돌한다. 마포을 현역은 이곳에서 3번 당선한 정청래 의원이다. 현재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 지도부 최고위원으로, 단수공천을 받았다. 정 의원은 건국대 재학 시절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 방화 미수 사건에 연루됐던 학생 운동권 출신이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서울대 삼민투(민족통일·민주쟁취·민중해방 투쟁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미국문화원 점거를 주도한 함운경 민주화운동동지회 회장을 공천했다.
마포갑에선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과 민주당 이지은 전 총경이 맞붙는다. 시대전환 출신인 조 의원은 신지호 전 의원과 경선에서 승리해 본선에 진출했다. 당초 출마를 선언한 마포갑 현역 노웅래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사법 리스크'로 컷오프됐다. 이 전 총경은 2022년 7월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에 참석했다가 좌천됐고, 올해 1월 19일 민주당 11호 영입 인재가 됐다.
은평갑에선 현역인 민주당 박주민 의원(재선)과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홍인정 전 당협위원장이 맞붙는다. 은평을의 경우 민주당 내 공천 갈등 끝에 김우영 전 은평구청장이 공천됐다. 친명 원외 조직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대표를 지낸 그는 강원도당위원장 신분으로 은평을에 출마해 당 지도부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으나 현역 강병원 의원(재선)에게 승리했다. 국민의힘에선 당초 영등포을에 지원한 장성호 전 건국대 행정대학원장이 전략공천됐다.
여야 전략공천 집중된 서남권
4 서남권(양천·강서·구로·금천·영등포·동작·관악)서남권에선 여야의 전략적 포석이 실효를 거둘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강서을과 영등포갑에 각각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최근 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전 국회부의장(4선)을 전략공천했다. 박 전 장관은 당초 영등포을이나 경기 성남 분당을 출마를 고려했으나 당 요청에 따라 강서을로 선회했다. 민주당에선 강서을 현역인 진성준 의원이 일찌감치 공천을 받아 3선에 도전한다.
동작을은 현역 이수진 의원이 민주당의 컷오프에 반발해 탈당한 가운데 류삼영 전 총경이 전략공천됐다. 그는 2022년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전국 총경회의를 주도했다가 징계를 받았고, 지난해 12월 민주당 총선 3호 인재로 영입됐다. 국민의힘은 동작을에서 재선한 나경원 전 의원(4선)을 일찌감치 전략 공천했다.
3선 중진 홍익표, 험지 서초을 도전장
5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동남권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선 그간 보수정당이 강세를 보였다. 이 지역 현역의원들에 대한 컷오프, 다른 지역구 배치 등을 둘러싸고 국민의힘도 공천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당은 험지인 서초을에 3선 중진 홍익표 원내대표를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를 공천했다. 서초을 현역인 박성중 의원은 현 지역구가 아닌 경기 부천을에 공천됐다. 국민의힘이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강남병에 공천하면서 컷오프된 현역 유경준 의원은 당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편 민주당은 강남병에 박경미 전 의원을 공천했다.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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