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4지구 '77층' 아파트 건립… 분담금 폭탄 우려

조합원 대상 '최고 층수' 설문조사 결과 79.8% '77층' 선택
초고층 재건축 공사비 높아… '한강뷰' 이점 더 크다는 판단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초고층 건축을 확정했다. 앞서 성수1지구의 경우 70층 초고층으로 상향하려는 시도에 제동을 걸고 50층 미만 준초고층을 선택했다. 사진은 성수4지구 임시조감도./사진제공=성수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성수4지구 조합')이 77층으로의 초고층 건축안에 손을 뻗었다. 비교적 높은 공사비에도 전 가구 '파노라마 한강뷰'를 확보해 아파트 가치를 제고하겠단 판단에서다. 인근 성수1지구가 높은 공사비로 인한 고액의 분담금 걱정으로 초고층 상향 대신 50층 미만 준초고층을 선택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최근 성수4지구 조합은 제3차 디자인 포럼을 열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최고 층수 등에 대한 전자투표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투표에 참여한 총 450명의 조합원 중 77층 찬성이 359명(79.8%), 49층 찬성이 88명(19.6%)이었으며 3명은 기권했다. 앞서 성수4지구 조합은 지난 주부터 일주일 간 이러한 내용의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설계팀을 구성해 층수별 장단점, 단지 고급화 계획, 타 사업장 사례연구 등 내용을 조합원에게 소개했다.

성수4지구 조합 측은 지난 6일 조합원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조합원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다변화 하려는 서울시의 취지에 발맞춰 반드시 국내 제일의 주택을 짓겠다는 목표를 이룰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곧 치뤄질 총회 절차를 하나씩 절차에 맞게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이 추후 77층으로 재개발할 경우 성수동에서 가장 높은 아파트로 자리매김한다. 기존 아크로서울포레스트(48층)보다 29층 더 높은 수준이다. 동수도 줄어 대다수의 조합원 가구가 '파노라마 한강뷰' 대상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49층 이하로 지으면 7개동 이상으로 지어야 해 조합원 30%는 완전한 한강조망이 아닌 '사이 조망'을 갖게 되지만 하지만 70층 이상일 때는 5개동 이하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성수4지구 조합은 추후 정비계획 변경안을 통해 150m(50층) 높이 제한이 삭제되면 77층 초고층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난달 성동구청은 정비계획 변경안 공람공고를 통해 150m(50층) 높이 제한 문구를 뺐다.

성수4지구에 앞서 성수1지구 또한 70층 초고층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결국 50층 미만 준초고층으로 결심을 굳혔다. 성수2지구는 오는 8일 정기총회를 열어 '건축심의를 위한 아파트 주동의 최고 층수(안) 의견의 건'을 표결에 부친다.

성수4지구 조합원 사이 초고층 설계를 둘러싼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초고층 건축안은 공사비 단가가 높은 편이라 과도한 분담금이 발생할 수 있단 지적이다. 다만 층수는 이후 사업시행인가 등의 단계에서 변경될 가능성이 커 아직 77층으로의 재건축이 최종 확정되진 않았다. 조합 측은 추후 층수 결정에 대한 설문조사를 2회 더 실시해 의사를 최종 확인한 뒤 다음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성수4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219-4번지 일대 면적 8만2927㎡를 재개발 1579가구 규모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