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용의 골프칼럼] 최근 한국 여자골프의 흔들리는 위상을 바라보며

전순용 2024. 3. 8.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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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크게 활약해온 고진영, 김효주, 전인지, 박성현 프로. 사진제공=ⓒ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그동안 한국의 여자 골프는 세계적인 스타들을 배출하며 맹위를 떨쳐 온 것에 비해 남자 골프는 그 존재가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2024년 9주차) 남자 주간 골프 세계랭킹에서 김주형이 16위를 유지한 것은 물론 임성재 35위, 안병훈 43위 등 톱 50위 내에 3명의 선수가 자리하고 있다. 최근 PGA 투어에서 남자 선수들의 활약은 한국 골프 역사에서 이뤄낸 기대 이상의 성적임에 틀림없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한국여자골프를 언급하며 부러움의 칭송을 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던 한국 여자 골프가 최근 주춤거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불과 2년전만 해도 한국 여자 골프는 세계 톱10의 절반, 톱50에 15명, 톱100에 35명 등 마치 KLPGA의 리더 보드를 보는 듯했는데, 지금은 고진영 6위와 김효주 9위등 단 2명만이 톱10에 올라 있고, 상위랭킹 30위 내에도 양희영과 신지애를 포함해 고작 4명에 지나지 않는다. 



공식 세계여자골프랭킹에 게시된 우수한 여자 선수를 보유한 국가 순위에서도 일본 125명에 뒤진 112명으로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짧은 2년간 한국 여자 골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가? 확장 일로에 있던 한국 여자 골프가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것인가?



 



과거 한국 여자 골프는 1998년 박세리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골프 후진국에서 벗어나 꾸준히 성장하며 세계 정상의 위상을 지켜왔다. 매년 LPGA 투어에서 최다 우승국이 되고, 한국 선수들이 들어올리는 트로피들은 곧 한국의 큰 자부심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고, 최근 메이저 대회에서는 1승도 거두지 못하며 과거의 화려했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반면 태국, 중국. 필리핀 선수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강세를 나타내고 한국 선수들을 압박하는 형상이다. 더불어 미국은 골프 강국답게 꾸준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한국 여자 골프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부흥할 수 있을까?



 



필자는 선수들의 기량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다고 보지 않는다. 황유민, 방신실 등 KLPGA의 걸출한 신인 선수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고, 투어 수준 또한 LPGA나 JLPGA와 비교해서 결코 뒤진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 여자 골프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우선 한국의 골프 지도자들과 협회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과 안목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현대 골프 트렌드를 이해하고 미래지향적인 선수 지도와 육성, 투어의 발전적인 개선을 고민해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장타자 황유민, 방신실 프로. 사진제공=KLPGA

 



 



전반적으로 남녀 세계 투어의 전장이 길어지는 추세에 맞추어, KLPGA도 코스 운영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오비(OB) 라인은 최소화하여 선수들이 호쾌한 샷을 구사할 수 있도록 코스 운영 환경의 변화도 필요할 것이다. 방신실 선수는 분명 LPGA의 코스에서 더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선수지만 한국 코스에서는 그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고 보여진다.



 



또한 골프장 운영은 영리 추구를 목적으로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관대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어려서부터 훈련하고 골프 기술을 습득하는데 있어 더없이 좋은 골프장 환경 속에서 성장한다. 특히 선수들은 어느 골프장에 가든 존중 받고 필요한 협조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영리 추구가 우선인 골프장들이 선수들의 훈련과 라운드에 관대하지 못하다. 선수들이 부담없이 골프를 접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은 미래 꿈나무 육성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의 성장이 미래 골프 인프라 확대와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결국 골프인구의 저변이 늘어나 골프장과 골프 산업에 이익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선수들의 마인드 변화도 필요하다. KLPGA는 KPGA와 달리 스폰서도 많이 생기며 투어가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어, 선수 입장에서 보면 굳이 비용이 많이 드는 해외 투어를 선택하기보다 한국 투어에 남는 것이 효율성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전인지, 김세영, 김효주, 박성현 등 KLPGA의 스타들이 LPGA를 호령함으로서 반사적인 한국 골프의 성장과 발전은 물론 선수 개인의 명예를 넘어 국가의 명예를 드높였다. 이것은 KLPGA의 발전과 우리 골프산업 전반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도 눈에 보이지 않은 많은 반사이익을 가져온다.



즉, 선수는 개인의 명예를 넘어 국가의 명예와 함께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경기력 향상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세계적인 무대의 도전에 망설임이 없어야 한다.



 



더불어,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한국 골프는 경쟁력이 급격히 약화된 것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 필요하다. 선수가 투어를 뛰지 못해도 지속적으로 경기력을 유지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보다 과학적인 훈련 평가 프로그램의 개발도 한국 골프 지도자들과 골프관련 산업의 관계자들이 함께 힘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칼럼니스트 전순용: 골프경기력 평가분석가. 전순용 박사는 제어공학을 전공하고 동양대학교 전자전기공학과의 교수로서 재임하는 동안, 한국국방기술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했다. 시스템의 평가와 분석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했으며, 집중력과 창의적인 뇌사고능력에 관한 뇌반응 계측과 분석 분야에서 연구활동을 지속해왔다. 유튜브 '영상골프에세이' 운영.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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