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배스 위에 나는 허웅…12년전 '문태종-조성민 명승부'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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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웅(KCC)과 패리스 배스(kt)의 승부처 맞대결이 프로농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12년 전 프로농구 대표 슈터 자리를 놓고 경쟁한 문태종(은퇴)과 조성민(현 안양 정관장 코치)의 '명승부'를 떠올리게 해서다.
이 장면은 12년 전 국가대표 슈터로 활약한 문태종과 조성민이 연출한 명승부와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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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허웅(KCC)과 패리스 배스(kt)의 승부처 맞대결이 프로농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다.
12년 전 프로농구 대표 슈터 자리를 놓고 경쟁한 문태종(은퇴)과 조성민(현 안양 정관장 코치)의 '명승부'를 떠올리게 해서다.
7일 경기도 수원kt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부산 KCC가 접전 끝에 수원 kt를 96-94로 꺾었다.
경기 막판 극적 상황이 연속으로 펼쳐졌다. kt가 91-92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13.2초 전 허웅이 자유투를 얻어내며 승부의 추가 KCC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그런데 84.5%의 높은 성공률을 기록 중인 허웅은 두 번째 자유투를 놓쳤다.
리바운드를 따낸 문정현이 건넨 공을 받은 kt의 주포 배스는 지체 없이 상대 코트로 넘어갔다. 라건아가 막아서자 자신 있게 3점을 던졌다.
배스의 3점이 림을 가른 게 종료 4.9초 전이었다. 이 3점으로 94-93으로 역전한 kt가 안방에서 극적으로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그러자 허웅이 한희원의 수비를 뚫고 재빨리 kt의 3점 라인까지 전진했다.
이어 하윤기를 앞에 두고 어렵게 던진 3점이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림을 통과했다.
허웅이 환호하며 세리머니를 펼쳤고, 배스는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장면은 12년 전 국가대표 슈터로 활약한 문태종과 조성민이 연출한 명승부와 유사하다.
2012년 1월 10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펼쳐진 정규리그 경기에서는 인천 전자랜드(현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부산 KT(현 수원 kt)를 76-74로 이겼다.
71-73으로 뒤진 경기 막판 당시 KT를 이끌던 전창진 감독은 작전 시간을 요청,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조성민이 전 감독의 전술대로 스크린 사이를 돌아 나온 후 3점을 터뜨렸다. 경기 종료 5초가량 전이었다.
스코어가 74-73으로 바뀌자 전 감독은 승리를 확신한 듯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사이 문태종이 재빨리 상대 진영으로 넘어간 후 하프라인과 3점 라인 사이 먼 지점에서 기습적으로 3점을 던졌다.
이 슛이 깨끗하게 림을 갈랐고, 그대로 종료 버저가 울리면서 전자랜드의 승리가 확정됐다.
문태종이 기뻐하는 사이 조성민은 코트에 누운 채 아쉬움을 숨기지 못하고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당시 패장이었으나 12년 후 똑같은 상황에서 승장이 된 KCC의 전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때는 졌다"고 웃었다.
전 감독은 "배스가 던지는 순간 포물선을 봤는데 들어가는 포물선이었다. 들어가고 나서 곧바로 시간을 봤다"며 "사실은 마지막에 라건아가 달렸다. (허웅이) 건아에게 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허웅이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이 좋았지만 결국 이기고자 하는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마지막 슛이) 들어간 것"이라며 "스타들만 할 수 있는 그런 플레이가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허웅은 "(그 순간에) 내가 쏘지 않으면 누가 쏘냐"며 "공을 잡으면 공간을 만들어서 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12년 전 마지막 순간 문태종을 수비한 선수가 바로 kt의 송영진 감독이었다.
이번에는 허웅의 한방으로 안방 승리를 눈앞에서 놓친 송 감독은 "마지막에 그 슛을 얻어맞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여지를 준 게 우리"라며 "이런 부분에서는 KCC 쪽에 운이 더 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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