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오게 두어라' 그저 즐겼다...'69타 40득' 레오가 만든 안산의 봄

권수연 기자 2024. 3. 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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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레오가 득점 후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인다, KOVO

(MHN스포츠 수원, 권수연 기자) "저도 물론 사람이다보니..."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을때, OK금융그룹의 봄배구 진출을 69번의 강타로 이뤄낸 레오의 답변이었다. 

지난 7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도드람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OK금융그룹이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22-25, 25-20, 25-21, 25-20)으로 제압했다.

이 경기는 사실상 레오 한 명과 한국전력의 다대일 싸움에 가까웠다. 적어도 공격 부문에서는 그랬다. 레오는 이 경기에서 45득점(공격성공률 57.97%, 점유율 66.67%)을 폭발시켰다. 총 69번의 공격시도를 40득점으로 이어냈다. 

OK금융그룹의 공격 전반을 이끄는 레오는 한국 리그 최장수 외인 용병이다. 지난 2012-13시즌 임대선수로 건너와 삼성화재를 통해 V-리그에 데뷔한 레오는 2015년까지 한국 무대를 폭격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후 해외 리그를 전전하다가 2021-22시즌 OK금융그룹으로 돌아와 V-리그에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OK금융그룹 레오ⓒ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외인 선수가 V-리그에서 여섯 시즌을 활약하는 것은 레오가 최초다. 

그러나 삼성화재의 챔프전을 이끌었던 레오는 OK금융그룹으로 건너오며 봄배구와 연이 멀어졌다. 21-22시즌과 22-23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서 미끄러지며 그의 분전이 빛을 발하지 못했다.

OK금융그룹은 23-24시즌을 앞두고 오기노 마사지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직전 일본의 산토리 선버즈를 이끌었던 오기노 감독은 공식 V-리그 데뷔전인 2023 구미 도드람컵대회에서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어냈다.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가운데)이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내리고 있다, KOVO

그리고 더 나아가 OK금융그룹의 세 시즌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쾌거를 일궈냈다.

7일 한국전력전에서 승점 3점을 따며 누적 55점, 3위를 굳힌 OK금융그룹은 앞으로 잔여 두 경기를 모두 패해도 최소 준플레이오프에 나선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레오는 "오늘 경기가 굉장히 중요한 시합이라는건 누구나 알 것"이라며 "남은 경기를 최대한 승점을 더 쌓을 수 있으면 좋겠고, 분위기를 더 이어가 다음 단계(포스트시즌)를 더 좋은 분위기로 시작하고싶다. 오늘 한국전력전을 통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봄배구 확정에 대한 기쁨을 드러냈다.

이 날 홀로 거의 70%에 가까운 공격점유율을 받았지만, 레오는 지친 기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승리를 위해서라면 당연하다는 듯 덤덤한 얼굴이 돋보였다.

OK금융그룹 레오가 공격을 시도한다, KOVO

이에 대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레오는 "물론 나도 사람이다보니 경기를 하며 어려운 순간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런 경기 리듬이 내가 선호하는 페이스"라며 오히려 난전을 즐기는 듯한 답을 내놓았다.

이어 그는 "경기 전에 점유율이 높을 것이라고 미리 예고를 받았고, 거기에 맞춰서 최대한 멘탈과 몸을 준비시켰다. 경기를 하는데 있어 그런 부분에 연연하지 않고 최대한 할 수 있게 집중했다. 그리고 경기를 치르며 어려운 부분을 팀 동료들이 잘 메꿔줘서 경기를 잘 이어갈 수 있었다"고 답했다.  

OK금융그룹 레오가 서브를 시도한다, KOVO

레오는 이 날 특별한 기록을 하나 더 세웠다. 지난 달 28일, 우리카드전부터 연속으로 3경기를 치를 동안 서브득점을 3개가 넘게 기록했다. 우리카드전 3개, 삼성화재전 3개에 7일 한국전력전에서는 무려 5개의 서브득점을 거머쥐었다. 

레오는 "오늘 경기 시작하는데 서브가 어려운 부분이 좀 있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최대한 감각을 살리려고 했다"며 "지난 경기를 봤을때도 서브 감각이 좋아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또 경기를 치르며 감각이 올라왔다. 물론 지금도 중요하지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다음 경기에 맞춰서 서브를 더 끌어올릴 수 있도록 훈련하겠다"고 담백하게 말했다. 

이어 안산에서 맞이하는 첫 봄배구에 대해서도 그는 "오랜기간 플레이오프 진출이 없어서 아쉽고 슬펐는데, 한 팀으로 이번에 이룰 수 있어 기쁘다"며 "우리 팀은 챔프전에서도 우승한 경험이 있는 노련한 팀이다. 우리 팀도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 실력과 경험이 있다. 이런 부분이 팀에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재차 기쁨을 표하고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OK금융그룹은 오는 10일 홈 구장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선두 대한항공(67점)과 격돌한다. 

 

사진= KOVO,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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