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누구니? 19세 루키가 선발 합격 일대 파란…150km 영건이 신인왕 판도 흔든다

윤욱재 기자 2024. 3. 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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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신인 원상현이 연습경기에서 투구하고 있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올해 우승후보 중 하나로 언급되는 KT는 역시 '투수왕국'이라 불릴 정도로 탄탄한 투수진을 갖춘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선발투수진만 봐도 그렇다. 지난 해 15승을 거둔 좌완 외국인 에이스 웨스 벤자민, 12승 무패로 승률 100%를 기록한 우완 외국인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 퀄리티스타트를 기계처럼 찍는 토종 에이스 고영표, 벌써부터 예비 FA 최대어로 거론되는 엄상백 등 1~4선발이 촘촘하게 구성돼 있다.

KT의 유일한 과제는 바로 5선발 찾기였다. 오랜 기간 선발로테이션을 지켰던 우완투수 배제성이 상무에 입대한 공백을 메워야 했다. 지난 2022년 13승을 거뒀던 신인왕 출신 우완 소형준이 있지만 소형준은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상태로 오는 6월에야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투수 조련사' 이강철 KT 감독은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19세 신인'을 주목했다. 바로 KT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명한 원상현이었다. 150km에 달하는 매력적인 강속구를 가진 원상현은 마운드에서도 패기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강철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마침내 원상현은 5선발로 합격점을 받았다. '투수왕국'에서 19세 신인이 당당히 선발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이다.

원상현이 아직 공식적으로 프로 무대에서 데뷔전을 치른 것은 아니지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통해 경험치를 쌓은 것은 분명 '예방주사'를 맞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상현은 지난 3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KT가 2-0으로 앞선 9회말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비로 인해 등판 일정이 밀리면서 이번엔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다. 그런데 시작이 좋지 않았다. 볼넷 2개를 허용하고 출발한 것. 그러나 원상현은 무실점으로 막으면서 침착하게 위기를 극복했다.

"사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에 컨디션이 너무 좋아서 '잘 던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쉽지 않았다. 제구도 잘 되지 않아서 볼넷 2개를 주고 시작했다"는 원상현은 "직구 제구가 잘 되지 않아 변화구로 제구를 잡고 던질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우리 팀 수비가 좋기 때문에 선배님들을 믿고 던졌다. 급한 상황에서도 천천히 한다는 생각으로 하니까 잘 막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 KT 원상현이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T 위즈
▲ KT 신인 원상현(왼쪽)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포수 강현우와 이야기하고 있다. ⓒKT 위즈

뜻밖의 위기.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는 주자를 내보낼 일이 거의 없었는데 여기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이기 때문에 주자를 내보내면 내보낼수록 내가 불리해진다. 그래서 긴장도 많이 했지만 연습경기이기도 했고 나에게는 경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즐겼던 것 같다"는 원상현.

원상현은 지난달 24일 KIA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윤도현에게 홈런 한방을 맞았는데 이것 또한 그에게는 '공부'의 시간이 됐다. 그는 "KIA전에서 홈런을 맞았는데 고등학교 때 카운트를 잡는 변화구로 던졌던 공"이라면서 "프로에서는 확실한 공을 던져야 한다는 판단을 했고 한화전에서도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어떻게 판단을 해서 던져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선배들의 조언도 큰 힘이 된다. "확실히 프로는 잘 치는 선배님들이 많다. 내가 힘으로만 던져서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원상현은 "쿠에바스 형은 '그럴 때일 수록 잠시 쉬어가면서 차분하게 하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박시영 선배님은 '확실한 변화구가 있어야 한다. 고등학교 시절과 많이 다를 것이다. 프로 타자들은 다 자기가 노리는 공이 있다.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룸메이트였던 (소)형준이 형에게서는 자기 관리를 하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아직 내가 고등학교 시절의 습관이 남은 것이 있는데 선배님들이 그런 부분을 잘 캐치해주셔서 캠프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라고 선배들의 조언과 가르침을 잊지 않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끝으로 원상현은 "일단 1군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목표"라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캠프를 치르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경험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확인했던 시간"이라고 말했다. 올해 KBO 리그는 한화 황준서, 두산 김택연, 롯데 전미르 등 특급 신인들의 등장으로 벌써부터 신인왕 레이스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을 제치고 가장 먼저 선발로테이션 진입에 성공한 원상현이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KT 신인 원상현이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KT 위즈
▲ KT 신인 원상현이 5선발로 시즌을 출발한다. ⓒ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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