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층 이반’ 바이든, 가자지구에 구호품 전할 임시항구 만든다

이본영 기자 2024. 3. 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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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로 압박을 받아온 미국이 해안가에 임시 부두를 설치해 구호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브리핑에서 몇 주 안에 미군이 가자지구 해안가에 임시 부두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임시 부두를 통해 하루에 트럭 수백 대 분량의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매우 이례적인 구호품 수송 방식을 계획한 것은 가자지구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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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가자지구 북부에 미군 수송기가 구호품을 투하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상황 악화로 압박을 받아온 미국이 해안가에 임시 부두를 설치해 구호품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7일 브리핑에서 몇 주 안에 미군이 가자지구 해안가에 임시 부두를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호품 전달을 위해) 이스라엘을 거들지는 않겠다. 미국의 지도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이날 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에서 이런 지시 내용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이 육로를 통한 구호품 공급을 차단하거나 제한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주도해 해상을 통한 공급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임시 부두는 미군 공병대가 설치하기로 했다. 미국 행정부는 이는 해안에서 떨어진 곳에 설치되니까 미군이 가자지구에 발을 들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유엔이나 동맹국들과 협조해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로부터 구호품을 운송할 계획이라고 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임시 부두를 통해 하루에 트럭 수백 대 분량의 구호품을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등 두 군데 육상 통로로 하루 100대 미만의 트럭이 구호품을 나르고 있다. 가자지구 인구가 230만명인 데다 인구 상당수가 난민이 돼 경제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이 정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가자시티에서 구호품 트럭에 몰려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스라엘군이 발포해 100여명이 숨졌다. 이 직후 미국은 공중에서 구호품을 투하하고 있으나 수송기의 운송 능력이 제한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새로운 구호품 전달 계획을 지지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이 키프로스 항구에서 선적하는 구호품을 검색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미국이 매우 이례적인 구호품 수송 방식을 계획한 것은 가자지구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또 가자지구 사망자가 3만명을 넘긴 상황에서 이스라엘에 전면적 휴전을 요구하지도 않고 계속 공격 무기를 공급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불만을 의식한 조처로도 풀이된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이 문제로 아랍계와 젊은층의 심각한 민심 이반을 겪고 있다. 아랍계를 중심으로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그에게 표를 주지 말고 ‘지지 후보 없음’에 기표하자는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5일 미네소타주 경선에서는 ‘지지 후보 없음’을 택한 유권자 비율이 18.9%에 달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정연설을 계기로 새로운 구호품 수송 계획을 내놓은 것은 그만큼 정치적 맥락을 띤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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