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사전 : 전위봉] 정상인 듯 착각하게 만드는 봉우리

조경훈 2024. 3. 8.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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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등반대의 정상 등정 사진이 사실 정상 근처 전위봉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져서 화제입니다."

주봉 근처에 비슷한 높이로 솟아 있는 봉우리를 '전위봉前衛峰'이라 부른다.

하지만 '앞을 지킨다'는 말 그대로 해당 봉우리가 정상으로 접근할 때 주요한 극복 요소여야 전위봉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히말라야 14좌를 오르는 고산 등반가 중 정상 근처의 전위봉을 오른 뒤 정상에 올랐다고 착각하는 사례가 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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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백운대의 전위봉, 인수봉

"모 등반대의 정상 등정 사진이 사실 정상 근처 전위봉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져서 화제입니다."

아득한 정상, 그 옆에 비슷한 높이로 솟아 있는 봉우리들. 친절히 적힌 이정표와 과학적인 측량에 의거한 풍부한 산행 정보 덕분에 어떤 봉우리가 정상인지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됐지만, 만약 이런 정보 없이 눈대중만으로 정상을 골라내야 한다면,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주봉 근처에 비슷한 높이로 솟아 있는 봉우리를 '전위봉前衛峰'이라 부른다. 프랑스어로는 장다름Gendarme이라고 하는데, '호위병, 근위병'이란 의미다. 주봉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어야, 또 얼마만큼 높아야 전위봉인지 딱히 정의된 것은 없다. 다만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르다. 가령 북한산 최고봉인 백운대 옆 인수봉은 높이가 비슷하고 거리가 가까워 백운대의 전위봉이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앞을 지킨다'는 말 그대로 해당 봉우리가 정상으로 접근할 때 주요한 극복 요소여야 전위봉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경우 가장 전형적인 한국의 전위봉은 대청봉 앞에 솟은 소청봉과 중청봉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히말라야 14좌를 오르는 고산 등반가 중 정상 근처의 전위봉을 오른 뒤 정상에 올랐다고 착각하는 사례가 꽤 있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마나슬루(8,163m)와 브로드피크(8,047m)다. 이들은 정상부가 평평하거나 지형이 복잡해 전위봉과 정상을 한눈에 분간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GPS 기술이 발전하고 정상부의 사진과 영상 자료가 축적되면서 정확한 정상 지점을 가려낼 수 있게 됐다. 이제 전위봉이 만들어 냈던 등정시비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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