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월 5500원" 아깝지 않은 야구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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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한국야구위원회)는 앞으로 3년간 온라인 중계권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에 넘겼고, 티빙은 5월부터 유료 회원에만 프로야구 생중계를 제공한다.
많은 야구팬들이 KBO와 티빙을 성토하는 이유다.
이에 따른 비판 여론, 국내 프로야구 흥행에 미칠 영향은 티빙과 KBO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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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한국 프로야구의 온라인 중계가 '유료화'된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앞으로 3년간 온라인 중계권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티빙에 넘겼고, 티빙은 5월부터 유료 회원에만 프로야구 생중계를 제공한다. 그간 스마트폰이나 PC로 네이버 등 포털에 접속하면 프로야구 중계를 무료로 볼 수 있었지만, 티빙의 월 최저 구독료는 5500원이다. 많은 야구팬들이 KBO와 티빙을 성토하는 이유다.
기존의 온라인 중계 사업권자(네이버·통신사 컨소시엄)와 달리 티빙은 유료 전환을 고집했고, KBO는 이러한 변화를 선택했다. 3년 간 총 1350억원(연평균 450억 원)의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 중계권료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른 비판 여론, 국내 프로야구 흥행에 미칠 영향은 티빙과 KBO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하지만 저마다의 사업 비전에 따른 결정인 만큼, 현시점에서 '잘잘못'을 따지기는 섣부르다.
물론 지상파·PP(방송채널사용사업자)들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프로야구를 중계하기 때문에, TV에서는 추가 요금 없이 프로야구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완벽한 무료는 아닌 것이, 시청자들은 스포츠 PP 채널을 제공하는 IPTV(인터넷TV)와 케이블TV 사업자들에게 매달 요금을 내고 있었다.
스포츠 중계 유료화를 향한 대중의 성토는 익숙한 장면이다. 과거 박지성 선수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때 국민 대부분은 케이블TV를 통해 유럽 프로축구 리그를 시청했지만, 이제는 돈을 내지 않으면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는 PL(프리미어리그) 경기를 PC·스마트폰·TV 등 어디에서도 볼 수 없다.
PL 경기의 국내 중계권을 가진 스포티비(SPOTV)가 재작년 8월 유료화를 선언하자 상당수 팬은 '월 1만원 내면서 누가 보겠나'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현재 손흥민·김민재·이강인 선수가 버티는 해외축구의 화제성이 과거보다 줄어들었다고 말하긴 어렵다. 누군가는 OTT 쿠팡플레이에서 '무료로 본다'고 하지만, 그들은 사실 쿠팡 와우 멤버십에 월 5000원을 내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MLB)와 미국 프로농구(NBA) 역시 OTT에서 유료로 제공된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의 유료화는 언젠가는 다가올 미래였고, 티빙이 첫 발을 뗐다. 팬들은 인기 하락을 걱정하지만, 이미 프로야구는 기존 팬층의 고령화와 신규 팬의 감소가 난제였다. KBO와 티빙이 '40초 이내'의 숏폼 제작에 프로야구 영상 활용을 전면 허용하는 등 디지털 스포츠 문화의 확산에 공들인 배경이다.
MLB도 일찌감치 애플 TV+, 아마존 프라임 등에 특정 경기를 독점 공급하는 등 OTT를 활용하고 디지털 콘텐츠 강화에 신경 썼다. '어르신 잔치'라는 비아냥을 피하려는 몸부림이었다. 그 결과, 2023시즌 MLB는 6년 만에 7000만 관중을 회복했고, MLB 소셜미디어 계정의 팔로워는 연간 38% 증가했으며, MLB TV의 18~24세 팬들은 전년 대비 16% 더 많은 경기를 시청했다. 티빙과 KBO의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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