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리 지지 표심 잡아라”… 구애 나선 바이든·트럼프
헤일리, 트럼프 지지 없이 사퇴
바이든 “동맹 강화” 공통점 부각
트럼프는 “헤일리 민주당과 유착”
이탈 지지층 노리며 합류 촉구
“50% 트럼프, 37% 바이든 선택”
“反트럼프 상당수 존재” 분석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로 각각 확정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에서 중도 사퇴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지지자들의 표심 얻기에 나섰다. 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던 계층의 마음을 얻으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건한 중도 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헤일리 전 대사가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을 공격하도록 러시아를 부추기겠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토의 집단방위 체제를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사실 등을 들어 공통점을 부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에 대해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공화당에서 헤일리는 그(트럼프)를 따라다니는 혼란과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능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움츠러드는 모습 등 트럼프에 대한 진실을 기꺼이 말하고자 했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대사와 지지층을 조롱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특히 민주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유착 의혹’을 부각해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지지대열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세는 헤일리 전 대사가 이날 후보 사퇴를 발표하면서 자신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하지 않은 것을 의식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공화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팀 스콧 상원의원,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등은 후보 중도 사퇴와 동시에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고, 라마스와미와 스콧 상원의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에 동참해 적극 지원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퀴니피액대학교의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 헤일리 전 대사를 지지하는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유권자 가운데 약 50%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하고, 37%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슈퍼화요일 경선 득표율이 이전까지 있었던 주요 경선의 여론조사 전망치를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반대하지만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샤이 반(反)트럼프’ 표심이 상당수 존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버몬트에서 경선 직전에 발표된 주요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 61%, 헤일리 전 대사는 31%로 약 30%포인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섰지만, 실제로는 헤일리 전 대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것을 예로 들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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