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10살 연하 남편 중증시각장애에 눈물 “어쩔 수 없이 일심동체”(특종)[어제TV]

서유나 2024. 3. 8. 06: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N ‘특종세상’ 캡처
MBN ‘특종세상’ 캡처
MBN ‘특종세상’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배우 김민정이 시각장애 판정을 받은 남편에게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3월 7일 방송된 MBN 밀착 다큐멘터리 '특종세상' 625회에서는 55년 차 배우 김민정과 남편 신동일의 뭉클한 근황이 공개됐다.

드라마 '장희빈'에서 인형왕후 역을 맡으며 1970년대 최고 여배우 반열에 오른 김민정은 화려한 전성기를 뒤로하고 365일 10살 연하 남편 신동일의 곁을 지키는 내조의 여왕으로 살고 있었다.

그 이유는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이는 남편의 행동을 통해 드러났다. 이날 김민정의 남편 신동일은 코앞의 수건도 못 찾더니 엉뚱한 곳을 보고 서 있다가, 과일을 먹자는 김민정의 말에 식탁 의자를 더듬어가며 조심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김민정은 "잘 안 보여서 구분을 못 한다. 그냥 형체만 보이니까 뭐가 뭔지 잘 모른다. 급격히 나빠진 지는 한 5, 6개월 됐다"고 말했다. 신동일이 2007년 녹내장 판정을 받고 꾸준히 눈 관리를 해왔지만 최근 급격히 시력이 안 좋아졌다는 것. 오른쪽 눈은 거의 보이지 않고, 왼쪽 눈은 시아갸 좁아진 탓에 흐릿하게 형체만 가늠할 수 있었다.

지난 30년 동안 집안 살림은 신동일의 몫이었다. 김민정은 남편 챙기랴, 낯선 살림하랴 갑작스러운 변화가 적응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신동일은 여전히 의젓한 남편이었다. 눈이 불편해도 꼭 김민정의 차 문을 열어준다는 신동일은 김민정이 과거 차 문을 열다가 손을 다친 적이 있다며 "지금은 안 보여서 운전을 못 하니까 미안해서 더 해 준다. 내가 아무래도 전에 눈이 보일 때보다는 한 80% 정도 부족하니까. 20%만 갖고 산다고 생각하니까 미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미안함에 남편은 귀가해서도 함께 부엌일을 하려고 나섰다. 이에 걱정될만도 한데 말리지 않고 오히려 신동일에게 용기를 준 김민정은 "혼자 할 수 있게 내버려 둔다. 실수를 해도 독립심을 길러준다고"라며 "저도 노인 나이인데 언제까지 옆에 있을 거라는 장담을 못 하지 않냐"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시력 탓에 젓가락질을 못하는 남편의 수저에 반찬을 일일이 올려주며 식사를 돕는 모습을 보여준 김민정은 "30년 섬김을 받았으니까 이제 내가 해도 좋다는 마음이다. 하면서도 화는 안 난다. 미안해하니까 그게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후 부부는 함께 안과를 찾았다. 김민정은 "진행이 안 됐으면 좋겠다. 멈췄으면 좋겠다"고 빌었지만, 정밀 검사 결과 "오른쪽 눈은 거의 실명이라고 할 수 있고, 왼쪽 눈은 거의 실명이 근접해가고 있다. 시각 장애 중에서도 중증 정도의 시각장애가 된 것"이라는 의사의 진단을 들었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남편은 눈이 불편한 상황에도 휴대폰으로 시나리오 작업 중. 의사는 남편의 시나리오 작업이 시력을 더 악화시켰다는 소견을 전했고 김민정은 "옛날엔 싸움도 하고 말리기도 했다. 눈이 이렇게 안 좋으니까 '하지 마라'고 한 적이 있는데 본인이 이걸 놓으면 의미가 없으니까"라며 착잡해했다. 남편은 "빨리 진행되더라도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게 제 모토"라고 단호한 생각을 전했다.

신동일은 실명 위기에도 영화를 포기 못하는 이유를 묻자 "나이 50세 남자가 그냥 오로지 아내 뒷바라지만 했다. 때로는 운전기사, 때로는 매니저, 술 먹을 때는 가서 술 교제 해주고. 그런 일들을 쭉 해왔는데 50살 되던 해에 저 사람이 60세더라. 아내는 60세에 왕성한 활동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나는 60세에 내가 저 정도 활동을 해서 우리 아내를 책임질 수 있을까'싶더라. 일단 작가가 되기로 한 건 오늘 같은 작업을 위해 그때 시작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아내를 책임지고 싶어하는 가장의 무게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민정은 이런 남편을 위해 음성편지를 준비했다. 김민정은 "내 평생의 단짝 동일 씨. 당신을 생각하면 대학로 작은 극장에서 연극하던 그 시절 나를 만나러 오던 당신 모습이 떠올라. 살아가면서 우리 둘에게도 여러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잘 넘겼듯이, 우리가 맞이한 변화도 오히려 새로운 인생을 향한 시작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앞으로는 당신이 기댈 수 있도록 더 노력할게. 항상 감사하고 사랑하는 내 편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행복하자"라는 진심을 전하며 눈물 흘렸다.

이어 신동일의 "내가 좀 더 보살펴 주고 더 감싸줘야 할 나이인데 거꾸로 당신이 나한테 해주니까 만감이 교차된다"는 미안함 고백에 "내가 당신이고 당신이 나다. 이제 어쩔 수 없이 일심동체다"라며 남편의 손을 마주잡아 뭉클함을 안겼다.

한편 1969년 MBC 특채 탤런트 1기로 데뷔, 1971년 방영한 드라마 '장희빈'에서 인현왕후 역을 맡아 사랑 받았던 김민정은 27살에 재일교포 출신 재벌과 결혼하며 연예계를 은퇴했으나 파경을 맞았다. 이후 10살 연하 남편인 영화감독 겸 제작자 신동일과 재혼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