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보수 텃밭인 동시에 노동자 도시…울산 표심 '예측불허'
야권 단일화 불발로 3자 구도된 북구, 남구갑 여당 '국민공천'에 이목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은 흔히 '보수 텃밭'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보수 정당 지지세가 견고하다.
그러나 제조업 종사자가 많은 노동자 도시이기도 해서 영남권에서는 보기 드물게 진보 성향 선출직을 꾸준히 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독특한 울산만의 정치적 특색은 이번 4·10 총선을 앞두고도 도드라진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북구마저 수복해 울산 6개 선거구 모두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야당 지지세가 강한 동구와 북구에서 야권 단일후보와의 맞대결 성사 여부를 변수로 보고 있지만, 어떤 상황이 전개되더라도 두 선거구 모두 승리한다는 각오다.
민주당은 후보를 낸 지역구 5곳 가운데 동구와 울주군을 우세지역으로 분류했다.
동구는 그동안 노동계 지지를 얻어 민주 진보 진영이 승리했던 기반이 있어 승산이 충분하고, 울주군은 기초단체장 출신의 후보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한다.
진보당은 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합의에 따라 유일하게 후보를 낸 북구에서 승리를 기대한다.
'울산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중구는 국민의힘이 아직 공천 후보를 확정하지 않았다.
본선 티켓을 놓고 현역인 박성민 의원, 김종윤 전 국회부의장 보좌관,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간 3자 경선이 7∼8일 이틀간 진행된다.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위와 2위 간 2차 경선이 치러진다.
민주당은 오상택 전 청와대 행정관이 단수공천을 받아 일찌감치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제3지대 신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이철수 개혁신당 예비후보가 본선에 임한다.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박 의원의 경선 통과 여부, 공천 탈락자의 행보 등이 본선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여당에서 '양지'로 평가받는 남구갑은 현재 가장 혼란스러운 지역구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전략공천 형식인 '국민공천제'를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는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 이채익 의원을 비롯해 공천을 신청한 김상욱 변호사, 박기성 전 TBN울산교통방송 사장, 최건 변호사, 허언욱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 등 예비후보 5명의 경쟁력이 모두 낮다고 평가한 셈이어서 적잖은 후폭풍이 일고 있다.
사실상 컷오프된 이 의원은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공천이 순조롭게 마무리되길 기대했던 나머지 예비후보들도 마뜩잖은 기색을 숨기지 못하면서도 "국민공천을 준비하겠다"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민주당에서는 총선 투입 '7호 인재'로 영입된 전은수 변호사가 혼란한 국민의힘의 틈새를 비집고 들려 한다.
전 변호사는 "국민추천제에 국민이나 울산시민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세력을 확장하기 위한 '텃밭 꽂아 넣기'라는 의혹이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라고 꼬집었다.
이외에 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한 이미영 전 울산시의회 부의장, 오호정 우리공화당 남구갑당협위원장도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다.
국민의힘 김기현 전 대표의 지역구로 알려진 남구을에서는 여야 맞대결이 펼쳐진다.
김 전 대표가 3선 울산시장이자 재선 국회의원인 박맹우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권을 확보했고, 민주당에서는 박성진 전 남구을 지역위원장이 역시 경선에서 심규명 변호사를 따돌리고 후보로 확정됐다.
한때 초미의 관심을 끌었던 김 전 대표의 지역구 출마 여부는 별다른 반전 없이 "중단 없는 울산 발전"을 앞세운 그의 '5선 도전' 성사로 마무리됐다.
이를 "개인 당선을 위한 궁색한 자기합리화"라고 규정하는 박 위원장이 어떤 전략으로 맞설지가 관전 포인트다.
동구에서는 국민의힘이 현역 권명호 의원을, 민주당이 김태선 전 청와대 행정관을 각각 단수추천했다.
여기에 노동당 이장우 울산시당위원장이 민주노총 단일후보로 나서서 3자 구도를 이룬다.
여당과 맞대결 구도를 만들고자 노동당과의 단일화의 심혈을 기울이는 민주당 측의 노력이 결실을 볼지가 본선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여기에 자유통일당 소속 강희열 전 현대정보과학고 교감도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레이스를 준비한다.
북구에서는 민주당과 진보당이 여당과 맞대결을 노리고 단일후보 합의를 이뤘지만, 의도와는 정반대로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공교롭게 3명 모두 전현직 국회의원이다.
두 야당은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 창당을 합의하면서 북구 지역구 후보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윤종오 전 의원이 단일후보가 됐다.
그러나 현역인 민주당 소속 이상헌 의원이 "정치적 야합"이라고 반발했고, 결국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이후로도 윤 전 의원과 이 의원은 서로 단일후보를 양보하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데, 야권 분열이 지속한다면 국민의힘 공천을 확정한 박대동 전 의원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울주군에서는 현역인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과 민주당 이선호 전 울주군수 간 양자 대결이 성사됐다.
서 의원은 재임 기간 지역 발전을 위해 이룬 성과들을 앞세워 '일 잘하는 국회의원'임을 부각하고 있다.
이 전 군수는 자치단체장을 역임하며 쌓은 성과와 탄탄한 인지도로 맞상대의 '현역 프리미엄'을 극복한다는 각오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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