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화면’ 속에서도 능동적인 존재 [책&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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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불안해진다.
더군다나 최근 '도파민 중독' '스마트폰 중독' 등 온라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부모에겐 스마트폰과 온라인이 내 아이를 망치는 주범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의 저자 김지윤은 이처럼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세상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 태도를 취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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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화면 속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중독과 저항, 새로운 정체성의 관문
김지윤 지음 l 사이드웨이 l 1만7000원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를 보면 부모는 불안해진다. 더군다나 최근 ‘도파민 중독’ ‘스마트폰 중독’ 등 온라인의 부정적 영향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커지면서, 부모에겐 스마트폰과 온라인이 내 아이를 망치는 주범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화면 속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의 저자 김지윤은 이처럼 스마트폰이나 온라인 세상에 대해 무조건 부정적 태도를 취하는 태도를 경계한다.
저자는 온라인이 갖고 있는 빛과 그림자를 모두 아우르는 분석과 함께,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과 젊은 세대가 화면 속에서 어떤 세상을 만나고, 어떤 경험을 쌓고 있는지 기성세대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부수는 것은 나를 부수는 것”이라고 말하는지부터 설명한다.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수 전문의는 젊은 세대에게 스마트폰은 내 모든 기록과 관계가 담긴 ‘나의 저장소’라고 말한다. 그런 스마트폰을 뺏거나 부순다면 아이들은 ‘나’와의 연결이 끊어진다고 보고 실존적 위기감을 느낀다는 것.
아이들에겐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가 기본값이다. 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아이들은 기성세대와 다르게 타인을 만나고, 세상을 파악하고, 자신을 재구성한다. “예쁜 카페에 가서 무심한 듯 인증 사진을 올리는 것, 다른 건 괜찮아도 내 게임 레벨을 비웃는 건 용서할 수 없는 것, 모르는 사람끼리 댓글로 정보를 교환하고 설전을 주고받는 것”이 어른들에게 이상해 보여도 아이들에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심지어 온라인의 삶이 오프라인의 삶보다 우선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온라인으로 커플이 탄생하는 비율이 친구 소개나 일터·학교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뛰어넘는다.
저자는 급변하는 정보기술 세상에 빠르게 적응하고, 심지어 기성세대보다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을 활용하고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에 저항하기도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아이들을 온라인 세상에 포획된 수동적 존재로 바라보지 않고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아갈 미래 세대이자 ‘능동적 존재’로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이 빛나는 책이다. 뉴미디어 ‘아웃스탠딩’ 등에서 기자로 일했고 현재 디지털 에이전시 ‘스텔러스’를 창업해 대표를 맡은 저자 역시 기술이 제공하는 기회를 포착해 경력을 이어온 터라 책의 내용은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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