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 막사의 시간
한겨레 2024. 3. 8. 05:05
우연히 만난 고양이는 접시를 핥고 있었다
다가가니 머그잔처럼 몸을 웅크렸다
이렇게 작아지다니
아이가 붉은 시클라멘을 꺾어 페인트 통에 담그곤
꽃의 색을 지웠다
그 폴란드인이 죽었다
2층 침대 위에서 뻗어 나온 앙상한 손목을 보자마자
모두가 알아챘다
투명한 수용소의 천장
하늘
짐승 같은 추위
장수진의 신작 시집 ‘순진한 삶’(문학과지성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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