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위’ 호건 “한국계 와이프가 내 비밀 병기”
11월 상원 선거 도전… “한국계 가족 자주 볼 것”
“바이든·트럼프 다 안 뽑아, 상식이 필요”
“한국계 와이프 유미(Yumi)가 내 비밀 병기(Secret Weapon)다.”
래리 호건(Larry Hogan·68)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7일 정치 전문매체 악시오스가 워싱턴DC에서 주최한 조찬 간담회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04년 전남 나주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 화가 유미(한국이름 김유미)와 재혼한 호건은 미 정치권의 친한파(親韓派)이자 이른바 ‘한국 사위’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에 제3후보로 뛰어달라는 일각의 요청을 거부하고 11월 있을 메릴랜드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호건은 이날 “유미 뿐만 아니라 세 명의 딸, 거기에 네 명의 손주들까지 있다’며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 가족들을 자주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딸 제이미 스털링은 지난 2022년 아시아계로는 최초로 매릴랜드 세인트매리스 카운티의 검사장직에 7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2014년 호건이 첫 매릴랜드 주지사 선거를 치를 당시 반대편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았는데 제이미가 TV광고에 직접 출연, “우리 아버지는 반(反)여성주의자나 극단주의자가 아니고 메릴랜드를 사랑한다”고 호소해 그전까지 잘 안풀리던 선거의 변곡점이 됐다. 상원의원 선거는 5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프라이머리가 예정돼 있고, 11월 대선과 같은 날 본선을 치르게 된다.
호건이 상원의원에 도전하는 인구 600만명의 메릴랜드는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65.4%를 득표해 트럼프(32.2%)를 30% 포인트 이상의 차이로 압도한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이른바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라 불린다. 이런 가운데도 공화당 소속으로 2015~2018년, 2019~2023년 두 차례 주지사를 지낸 호건은 “주지사로 일하며 7할이 민주당인 주(州)의회와 항상 대화하고 협업해왔다”며 “지금 워싱턴에는 이런 대화와 타협의 정신이 실종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8년 동안 메릴랜드 주민들과 구축한 유대가 있고, 주정부 운영이 상당한 지지도 받았기 때문에 불리한 여건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호건은 공화당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를 추종하는 강성 지지자인 이른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 맞서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온 사람이다. 이날도 ‘이민자가 미국의 피를 오염시킨다’는 트럼프의 과거 발언에 대해 “끔찍하다” “그래서 지난 선거에서 30% 포인트 차이로 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앨라배마주 대법원의 위법 결정으로 전국적인 논란 거리가 된 체외 인공수정(IVF)에 대해서도 “아이를 가지기 힘든 가족들에게는 엄청난 기회인데 안타깝고 화가 난다”고 했다. 호건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요구하는 ‘미 전역 낙태 금지’ 추진에도 부정적이다. 이런 소신과 당파를 넘나드는 유연함이 높은 평가를 받아 미국판 제3지대라 할 수 있는 ‘노 레이블스(NO LABELS)’의 대선 출마 요청도 받았지만, “스포일러(Spoiler)가 되기는 싫었다”고 했다. 앞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가 완주할 경우 바이든의 표를 잠식할 것을 우려해 출마를 만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건은 이날 “국민의 70%는 바이든·트럼프 다 별로라고 하는데 나도 그들과 생각이 같다”며 “두 사람 모두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대안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는 레이건 시대 공화당이 그리운 사람으로 상식에 기초해 초당적인 일을 해온 합리적인 인사들이 점점 사라지는 게 굉장히 우려된다”며 “나에게도 요술 지팡이(magic wand)는 없고 모든 걸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지금 공화당에는 항상 아니라고 생각하면 목소리를 내온 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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