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켈레, 지옥에서 천국으로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도입한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43) 대통령이 최근 비트코인 가격 급등으로 기세등등하고 있다. 부켈레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비트코인 시세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만약 (지금) 팔면 4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비트코인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시세가 낮았을 때, 사람들은 우리가 손해를 볼 것이라는 기사를 수천 개나 썼다”고도 했다. 대표적인 가상 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4일 6만8091달러(코인메트릭스 기준)를 기록하며 2021년 11월 8일의 기존 최고가(6만7541달러)를 2년 4개월 만에 넘어섰다. 다만 5일 비트코인 가격은 6% 하락했다가 다음 날 6만6000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널뛰었다. 비트코인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2019년 6월 엘살바도르 최연소 대통령에 취임한 부켈레는 공권력을 동원해 조직폭력배를 소탕하는 정책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엘살바도르 대통령직은 5년 단임이지만, 부켈레는 헌법재판소로부터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하면 재선 도전이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내는 편법을 통해 지난 2월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집권 3년 차이던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지정했다. 100만달러(약 13억원)어치 비트코인을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시민권을 제공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가격 변동성이 커 소비자 보호와 재정 건전성에 큰 위험을 수반한다”며 만류했지만, 나랏돈을 들여 비트코인을 사모았다.
법정통화 지정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4만~5만달러 선이었지만, 이듬해 가격이 1만달러대로 내려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고 투자 손실이 불어나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반등해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는 평가다.
엘살바도르에서는 ‘치보’라고 불리는 비트코인 전자 지갑에 담은 비트코인으로 상점에서 식료품을 사기도 하지만, 여전히 달러가 더 많이 통용된다고 한다. 임금·연금은 달러로 받는다. 수도 산살바도르 시내 곳곳에는 비트코인 계좌에서 달러를 인출할 수 있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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