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2명 중 1명이 빈곤… 여성이 남성의 거의 2배
우리나라 노인의 절반이 가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 노인 중에는 여성과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높았다.
보건복지부는 8일 통계·행정 데이터 전문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사회보장 행정 데이터로 분석한 한국 빈곤 노인의 특성’을 논의한다고 7일 밝혔다. 사회보장 행정 데이터는 전 국민의 20%(약 1000만명)를 표본으로 만든 데이터다.
데이터에 따르면, 가처분소득 기준 우리나라 빈곤 노인(중위 소득 50% 이하)은 전체의 45.6%였다. 가처분소득은 소비나 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으로, 개인 소득에서 세금 등을 빼고 연금 등 이전소득을 보탠 것이다. 빈곤 노인의 연 평균 가처분소득은 804만원으로, 빈곤하지 않은 노인(1797만원)보다 1000만원 정도 적었다.
‘빈곤 노인’ 중 여성이 60.3%로, 남성(39.7%)의 두 배에 가까웠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가 39.6%로 제일 많았다. 이어 경상권(30.5%), 전라권(13.4%) 거주자 순서였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경제활동을 적게 하기 때문에 각종 소득과 연금이 적어 빈곤 노인도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연령이 높을수록 빈곤 노인 비율도 높아졌다. 65~69세 노인 가운데 빈곤 노인은 35%인 반면, 80세 이상 노인 중 빈곤 노인은 56.5%에 달했다.
지역별로 노인 인구 대비 빈곤 노인 비율을 보면 농어촌 지역이 57.6%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은 중소 도시(47%), 대도시(42.1%) 순이었다. 나이가 많고, 사는 지역 규모가 작을수록 빈곤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농어촌에 사는 80세 이상 노인 중 빈곤층은 67.5%에 달했다.
복지부는 “노인 빈곤율은 소득만 따지고 토지, 주택 등 자산은 따지지 않는다”면서 “자산을 반영하면 노인 빈곤율이 낮아질 순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노인 중 토지·주택 등 자산이 있는 경우는 55.1%로, 전체 인구(33.8%)보다 21.3%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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