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激戰의 끝
이홍렬 기자 2024. 3. 8. 03:02
결승 3번기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白 신진서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제14보>(221~252)=신진서는 훗날 우승이 결정된 뒤 “결승 1국이 특히 어려웠다. 그 판을 어렵게 이기면서 2국을 편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만큼 치열한 1국이었다. 신진서는 “쓰러질 것 같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버텨냈다”고도 했다. 큰 승부를 수없이 치러본 신진서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온 건 처음인 것 같다.
마무리 과정을 쫓아가 본다. 221로 222에 두어 차단하는 수는 잘 안 된다. 참고 1도 2~6의 수순으로 흑이 오히려 잡히기 때문. 224도 백 한 점을 희생타 삼은 교묘한 끝내기다. 239도 당연한 보강. 소홀히 했다간 당장 참고 2도 1, 3의 양단수가 기다린다. 252에서 변상일이 계시기(計時器)를 껐다. 항복 선언이다.
계가 한다면 백의 1집반 승리. 6시간이 넘는 혈투가 멈추고 잠시 침묵을 거쳐 복기(復棋)가 시작됐다. 기자들이 대국자 코멘트를 따기 위해 몰려들었으나 변상일은 신진서를 좀체 놓아주지 않았다. 그는 이세돌 이후 누구보다 열성적인 ‘현장 복기주의자’였다. 복기를 통해 둘은 ‘파이터’에서 ‘분석가’로, ‘적’에서 ‘동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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