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민식 "'험지 승리'는 내 운명…강서을, 기필코 탈환"

김보선 2024. 3. 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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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영등포 접고 강서을…녹록지 않은 과정
"국가보훈부서 '희생·헌신'하는 마음 배워"
"'총선 승리' 임무, 尹 정부 대한 책임감 커"
"지역 숙원, 고도제한완화·제2마곡신화 실현"
서울 강서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격전지에서 한 석이라도 탈환하는 게 내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초대 1기 내각 출신이라면 그런 책임감이 더 클 수밖에 없지요."

지난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 선거캠프사무소에서 만난 국민의힘 강서을 박민식 후보 눈에서는 비장한 긴장감과 함께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공을 들였던 영등포을을 떠나 험지를 넘어선 '사지'에 전략공천(우선추천)된 지 하루 만, 4·10 총선 불과 35일을 앞두고다.

박 후보의 이번 3선 도전 과정은 유독 수월하지 않았다. 당초 그가 출마를 검토한 곳은 경기 분당을이었다. 그러나 당의 친윤(친윤석열)계 '험지 출마' 분위기로 인해 서울 영등포을로 지역을 옮겼다. 하지만 당이 이곳을 경선 선거구로 결정하면서 경선 포기를 선언했다.

박 후보는 <아이뉴스24>와 인터뷰에서 당의 결정에 서운했느냐는 질문에 "원희룡 장관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르게 험지 출마에 응하며 '퍼스트 펭귄' 역할을 했고 '당에서 보낸 인물'로서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었다"며 "선거 운동을 이어갈 명분을 잃어버린 것 같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진솔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그러면서도 "국가보훈부 장관을 하면서 자신을 희생하고 헌신하는 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리게 됐다. 당의 일원으로서 그들의 마음을 1000분의 1이라도 배워 실천하는 게 내 역할 아닌가 생각한다"며 '험지 출마'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강서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김성태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박 후보는 18, 19대 국회 때 부산 북·강서갑 지역에서 당선됐다. 그러나 20,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에 패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뒤 22대 총선에 나서면서는 부산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했다. 선거를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강서을 출마 요청을 전격 수용한 데에도 일찌감치 남다른 각오가 있어 보였다.

박 후보를 강서을에 전략공천한 당도 "어려운 곳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해 달라"며 각별하게 힘을 보태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강서을 출마를 요청하면서 "한 번 더 희생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만큼 박 후보는 연일 강행군이다. 새벽 6시에 시작한 유세는 밤 11시까지 종일 계속된다. 일정에는 김성태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18~20대·강서을)의 아들(36세)이 동행한다고 한다.

21대 총선에 불출마했던 김 전 의원은 이번에 이 지역 현역인 민주당 진성준 의원과의 설욕전을 준비해 왔으나, 당 공천에서 배제된 뒤 크게 반발했다. 하지만 막판에 "강서 선거의 플랫폼이 되겠다"며 당의 결정을 전격 수용한 뒤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박 후보를 전격 지원하고 있다.

취재진이 박 후보 캠프를 인터뷰차 방문했을 때도 김 전 의원은 박 후보와 함께 '민심 잡기'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지역구를 양보한 김 전 의원은 "텃밭 지역구인데 빼앗기면 되겠느냐. 반드시 이겨야 한다. 박 후보의 출마는 '운명'"이라며 힘을 불어넣었다.

서울 강서을 국민의힘 후보로 나선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아이뉴스24와 인터뷰를 갖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

강서구는 강서갑(강선우), 강서을(진성준), 강서병(한정애) 등 3개 선거구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는 서울 험지 중 험지다. 5개월 전 치러진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에서는 무려 18%p 격차로 참패한 만큼 여당으로서는 자존심이 걸린 선거구이기도 하다. 박 후보도 명분상이나 전략상으로 반드시 탈환해야 할 핵심 요충지라고 보고 있다.

강서는 이번 총선의 핵심 라인인 '한강벨트'의 출발점이다. 때문에 이 지역 탈환은 단순한 의석수 한 석을 보태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넓게는 전선에 '한강풍'을 불어 넣어 선거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교두보 확보라는 의미가 있다. 박 후보는 이 지역의 전략적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강 하류 서남권 중심인 강서 원 투 쓰리(갑·을·병)가 모두 (민주당에) 뺏겨있습니다. 이런 곳을 포기해 버리면 어디도 얻을 데가 없어요. 이번 총선 출마 명분이 바로 '험지 탈환'인 만큼 어떻게든 빼앗긴 적지로 들어가 탈환하겠다는 각오로 뛸 겁니다."

박 후보는 강서의 숙원사업인 △고도제한 완화를 비롯해 △제2의 마곡 신화 △김포공항 도시재생혁신사업 △공항동 군부대 이전지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유치 △마곡랜드마크 워터프론트 건설 △올림픽대로 복층 확충 등을 핵심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8년 만의 국회 복귀다. 그는 당선된다면 보훈 체계를 재정비한 '통합보훈법' 입법을 추진하겠다면서 박민식 개인으로서의 당선 보다 국정 안정을 위한 국회 입성을 더 절실하게 토로했다. 이런 마음은 본인뿐만 아니라 총선에 뛰어든 다른 각료 출신 후보들도 같다고 했다.

박 후보는 이런 공감대를 "윤석열 정부에 대한 책임감"이라고 했다. 그는 "초대 1기 내각 출신이라면 그런 책임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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