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까지 나의 편’…방신실, 2024년 첫 라운드부터 7개 ‘버디쇼’

주미희 2024. 3. 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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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20)이 마지막 9번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남겨둔 상황.

제시간에 경기를 마친 방신실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방신실은 "마지막 홀에서 티샷을 한 뒤 먹구름이 몰려오기에 빨리 쳐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경기 중단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며 "퍼트를 한 뒤 중단 사이렌이 울려서 다행이었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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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방신실 1라운드부터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단독 선두’
드라이버 샷 정확도 높인 동계훈련 효과 ‘톡톡’
마지막 퍼트할 때 경기 중단 사이렌 고장난 행운까지
“첫날 스코어 너무 잘나와…끝까지 최선 다할 것”
방신실이 7일 열린 K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사진=KLPGA 제공)
[싱가포르=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하늘도 그를 도왔다’

방신실(20)이 마지막 9번홀(파4)에서 5m 버디 퍼트를 남겨둔 상황. 싱가포르골프협회(SGA) 경기위원은 낙뢰로 인한 경기 중단을 알리는 경적을 울리려 사무국에서 걸어나왔다. 마침 방신실은 퍼트를 하려 어드레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경적이 울리면 방신실은 그대로 경기를 멈추고 클럽 하우스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이때 사이렌을 울리는 기구가 한 번에 작동하지 않는 행운이 따랐다. 덕분에 방신실은 귀중한 시간을 벌었다. 물론 이 사실을 모르는 방신실은 침착하게 스트로크를 했다. 공이 퍼터를 떠나는 순간 경기 중단 사이렌이 울렸다. 공은 5m를 굴러 홀 안으로 쏙 들어갔다. 방신실의 이날 7번째 버디였다.

방신실은 7일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 달러·약 11억원)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몰아쳐 7언더파 65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현지시간 오후 1시 32분에 낙뢰로 인한 경기 중단을 알리는 경적이 울렸다. 싱가포르 정부 당국은 최소 2시간 동안 경기를 중단할 것을 공지했다. 출전 선수 108명 중 9명은 아예 1라운드를 출발하지도 못했다. 59명은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대회 재개를 기다려야 했다..

제시간에 경기를 마친 방신실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1초 차이로 사이렌이 울리기 전 퍼트에 성공한 방신실은 마지막 홀 버디가 인정된다는 설명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방신실은 “마지막 홀에서 티샷을 한 뒤 먹구름이 몰려오기에 빨리 쳐야겠다는 생각만 했지, 경기 중단이 될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있었다”며 “퍼트를 한 뒤 중단 사이렌이 울려서 다행이었다”고 말한 뒤 환하게 웃었다.

방신실은 이날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페어웨이 안착률 85.71%(12/14), 그린 적중률 88.89%(16/18) 등 샷 정확도가 일품이었다. 특히 7개 버디 모두 5m 이내에서 잡았을 정도로 물오른 아이언 샷 정확도를 뽐냈다.

지난해 2승을 거두며 혜성같이 떠오른 방신실은 300야드를 육박하는 ‘장타 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62.47야드를 기록하며 KLPGA 투어 장타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샷 정확성이 떨어져 플레이에 일관성이 없었다고 판단한 방신실은 겨울 동안 드라이버 샷 정확성을 높이는 훈련에 집중했다. 타깃을 잡고 그곳으로 공을 보내는 드라이버 샷 연습에 몰두했고, 스윙도 살짝 손봤다.

방신실은 “2024년 첫 대회 첫날부터 전지훈련 효과가 나타났다. 마지막 홀까지 페어웨이를 크게 벗어난 드라이버 샷이 없어서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생각했다”며 “최대 비거리는 290야드가 나왔는데, 공이 똑바로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계 훈련에서 쇼트게임과 퍼트 연습에도 공을 들였다”며 “오늘 경기에서 중거리 퍼트가 잘 떨어져서 연습 효과를 느꼈다”고 기뻐했다.

방신실은 “첫 대회이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근차근 경기를 풀어가자고 생각했다. 전지훈련에서 연습한 것을 코스에서 다 펼치는 게 목표였다”며 “그런데 첫날부터 스코어가 너무 잘 나와 남은 경기도 (우승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방신실은 지난해 25개 대회에 출전해 2승을 거뒀다. 하지만 컷 탈락도 7번이나 있었을 정도로 기복 있는 시즌을 보냈다. 특히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컷 탈락을 5번이나 몰아서 기록했을 정도로 여름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방신실의 목표는 꾸준하게 경기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승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방신실은 “작년보다 많은 우승을 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최소 3승 이상을 기록하고 싶다는 이야기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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