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째로 사라진 조상 무덤…후손도 모르게 ‘파묘’
[KBS 전주] [앵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조상의 무덤들이 하루아침에 없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유골까지 모두 사라져 버려 후손들은 더욱 황당해하고 있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곽남길 씨 가족은 설을 맞아 성묘를 하러 선산을 찾았다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조부모와 부모님 무덤 4기가 송두리째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솟아있던 봉분은 평평한 맨땅으로 변했고, 무덤을 둘러싼 둘레석도 없어졌습니다.
[곽남길/파묘 피해자 : "술이라도 한잔 따라드리자, 그래서 내려와서 보니까 이런 상황이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황당해가지고…."]
곽 씨 가족들은 누군가 중장비를 동원해 무덤을 파 옮긴 것으로 보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현장에는 굴착기 바큇자국으로 보이는 흔적이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지난해 말 무덤 옆 땅 주인이 무덤을 파서 열겠다고 신고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김의석/완주경찰서 수사과장 : "피의자는 신고자 옆 땅 주인인데 본인이 자기 땅인 줄 알고 파묘하신 것 같아요."]
이미 유골 일부도 화장돼 다른 장소에 매장된 상황.
가족들은 끝내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파묘 피해자/음성변조 : "엄마…. 아버지…."]
무덤 이장은 현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지자체에 신고만 하면 가능해 벌어진 일입니다.
해당 지자체는 "묘비도 없어 신고자 제출 사진과 지도상 위성 사진을 비교했다"며 "절차대로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은 옆 땅 주인이 다른 곳에 묻은 유골을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최희태
김규희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화물차 타고 검문소 지나보니…구멍 뚫린 단속 시스템
- [총선] 고위직 줄줄이 수사선상에…선거 코앞인데 선관위 ‘사면초가’
-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 숙환으로 별세…향년 95세
- 검찰,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울산시장 선거 개입’ 재수사 본격화
- 야당 투사 아내에서 대통령 영부인까지
- [단독] ‘출국금지’ 이종섭 내일 호주 출국 예정…공수처 오늘 소환 조사
- 말에 물린 7살 아이…승마체험장은 보험 가입 의무 없어
- 북극 한파에도 겨울 기온 역대 2위…주말 반짝 추위
- 사상 최고 수익률? 웃을 수 없는 국민연금 [뉴스in뉴스]
- 통째로 사라진 조상 무덤…후손도 모르게 ‘파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