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절반 뚝, 우리도 죽을 판”···직격탄 맞은 이곳도 발주량 30% 줄었다는데
약품 발주량은 30% 줄어
임상 중단 사태도 발생
R&D에 차질로 피해커질 것
학술대회·세미나도 연기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의 수술 건수가 증원 방침을 발표하기 전인 2월 첫째주와 비교해 50%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남대병원 등 일부 지방병원은 수술 건수가 평소의 30%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또 병실 가동률도 30~40%가량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수술 축소와 입원 감소로 관련 의약품과 용품 매출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약업체와 병원·약국 간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의약품 유통업은 곧바로 직격탄을 맞았다. 병원에 환자가 줄고 이에 따라 재고 관리를 위해 발주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의약품 유통업체 관계자는 “병원에서 처방하는 원내 처방의 감소 속도가 빠르다”며 “최근 의약품 발주량이 평상시 보다 20~30% 감소한 듯하다”고 밝혔다.
수술 감소에 따라 마취제, 지혈제, 마약성 진통제, 수액, 수술용품 등을 취급하는 업체의 피해는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달 접수된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 사례 343건 중 수술 지연이 256건으로 가장 많았다. 수술용품 업체 관계자는 “발주량이 있으니 한두 달은 어떻게 버텨도 그 이상은 쉽지 않다”며 “이번 사태에 영향을 덜 받은 중소병원이나 개인병원 중심으로 공급을 늘릴 방도를 찾아야겠다”고 밝혔다.
전공의 비율이 높은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공백이 심화되면서 고가의 항암제 등도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을 위주로 공급되는 항암주사제의 경우 매출 감소가 나타날 것”이라며 “항암주사제는 수가가 비싼 품목이니 사태가 길어질 경우 매출 타격도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수와 전임의가 모두 환자 진료에 투입되면서 임상 시험도 차질을 빚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임상시험이 신약개발 비용의 50%, 신약개발 기간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임상시험에 투자되는 만큼 사태가 길어진다면 제약·바이오 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대학병원 교수와 전임의가 모두 환자 진료에 투입되면서 임상 연구가 중단된 곳들이 있다고 전해진다. 또한 교수의 업무가 가중되면서 임상시험 진행을 심의하는 연구윤리심의위원회조차 열지 못해 계획했던 임상 시험이 뒤집어지는 경우도 있다.
학술대회, 세미나, 심포지엄 등을 통해 의약품을 소개하는 제약사의 영업활동에도 위축이 있을 전망이다. 학회 발표 등을 앞두고 있는 기업은 난감한 상황이다. 특히 중요 임상결과 등을 알려야 하는 경우 사태 추이에 더욱 노심초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인 춘계 학술대회 시즌이 시작됐지만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며 “대학병원 교수가 현장을 떠난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며 연속적으로 당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제약업체 영업직원에 대한 의사들의 갑질 논란도 다시 수면 위 오르면서 난처한 상황도 펼쳐지고 있다. 지난 3일 대한의사협회가 주최한 총궐기 대회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제약업체 영업직원들이 의사들에게 집회 참석을 강요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이를 계기로 과거 리베이트 의혹이나 의사들의 각종 갑질이 다시 화제를 모으며 의사와 제약업체 간의 불편한 모습이 펼쳐지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5500억 기부 ‘배민 김봉진’ 요즘 뭐하나 보니…‘뉴믹스커피’ 사업나서 - 매일경제
- 10년 모은 피같은 마일리지 살아남을까… 윤대통령 “아시아나, 1마일도 피해 없게” - 매일경제
- “날 죽인다고 달라지는 건 없어”…갑자기 사망한 푸틴 정적 생전 인터뷰 - 매일경제
- 튀김 부스러기만 먹였나…돈가스 3kg으로 85명 먹인 어린이집 원장 - 매일경제
- 한국 걸그룹 없었으면 어쩔뻔 …유명 패션쇼에 등장한 여성들의 정체 - 매일경제
- 이제 하나 밖에 안남았잖아…남미 베네수엘라 ‘발칵’, 무슨일이 - 매일경제
- “전갈이 은밀한 그곳을 쏘았다”…미 5성급 호텔서 자던 남성 날벼락 - 매일경제
- [속보] 파월 “올해 기준금리 인하...구체 시점은 미정” - 매일경제
- 내일부터 간호사도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약물 투여 - 매일경제
- 김정은 국위선양 강조…북한여자축구 패배 처벌 우려 [파리올림픽 예선]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