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눈물 믿으면 안 돼" VS "감독님 하시는 말씀이라고는", 정관장 잔치집의 유쾌한 설전 [대전 현장인터뷰]
"감독님이 (작전 타임 때) 하시는 말씀이라고 하면 범실하지 말자는 것이다."(정호영)
7년 만에 봄 배구에 진출했고 무려 15년 만에 7연승을 달렸다. 상승세를 탄 대전 정관장에 행운을 상징하는 7이 가득했던 날 사제는 서로를 겨냥했다. 정관장의 분위기가 얼마나 좋은 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고희진(44)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3, 25-21, 25-19)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3위 정관장은 20승 14패, 승점 61로 4위 GS칼텍스와 격차를 10으로 벌렸다. 남은 2경기 결과와 무관하게 플레이오프(PO) 직행을 확정했다. 3,4위 간 승점 차가 3 이하일 때 단판 준PO가 열리는데 정관장이 연패, GS칼텍스가 연승을 해도 승점 차는 4가 되기 때문이다.
간절히 원했던 봄 배구다. 준PO를 자력으로 지워내서 더 기뻤다. 한송이, 이소영, 염혜선 등 베테랑 선수들을 중심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염혜선(33)은 경기 후 정호영(23)과 함께 인터뷰실로 들어오며"(한)송이 언니가 울렸다. 사실 혼자 운 것인데, 우리가 F(MBTI의 성향 중 하나)라서 따라울었다. 봄 배구에 올라간 게 감격스러워서 그랬다"고 설명했다.
이어 "준PO를 안하고 바로 직행할 수 있는 경기였기에 선수들이 말 안 해도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며 "중간에 (이)소영이가 다쳐서 나갔지만 불안하지 않았고 이겨야 한다는 마음도 있고 팀워크도 좋았다"고 동료들을 독려했다.
이들의 눈물 소식을 전해들은 고희진 감독의 답변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여자선수들이 눈물이 많다. 그 눈물에 속으면 안 된다"면서도 "오늘은 정말 기쁨의 눈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3위로 PO에 진출하게 됐고 치열하게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원 현대건설과 인천 흥국생명 중 한 팀과 격돌한다. 그럼에도 정관장은 자신감이 넘친다. 7연승을 달렸고 이 과정에서 두 팀을 모두 꺾었기 때문이다. 염혜선은 "(봄 배구에) 완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자신감도 많이 올랐고 질 것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는다"며 "물론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본인들 할 것을 잘하면서 버티면 우리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 것"이라고 낙관했다.
봄 배구를 처음 경험하는 정호영도 "데뷔 후 처음으로 봄 배구에 가는 것이라서 잘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며 "(지젤) 실바를 잡는 게 숙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초반에 (블로킹) 하나를 잡아서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누구보다 활발한 소통을 정관장의 좋은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경기 전 고희진 감독이 작전타임 때 자신이 말할 기회가 없다고 말한 것을 전하자 "감독님께서 (작전타임 때) 하시는 말씀이라고 하면 범실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배구 하는 사람은 우리니까"라고 말했다.
듣고 있던 염혜선이 "논란이 되겠다"고 농담을 던지자 정호영은 "감독님은 작전타임 때 말고도 나랑 은진이에게 따로 말을 해주신다. 25점씩 3세트, 75점이 날때마다 내내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플러스 알파가 된다. 그럴 때마다 들으니 작전타임 땐 언니들한테 말씀을 해주시는 것"이라면서도 기사화되고 되냐고 묻자 "써도 된다. 감독님도 일부러 칭찬을 안 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저라고 해서 (좋은 말만) 해야 하나요"라고 말했다.
현장이 흥미롭다는 반응으로 떠들썩해지자 정호영은 이내 "'장난이다'라고 붙여 달라. 친해서 그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굳이 부연하지 않아도 상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유쾌한 설전이다. 이날도 승리 후 고희진 감독과 정호영은 서로를 격려하며 포옹을 나눴다.
정관장은 이제 봄 배구로 향한다. 고희진 감독은 "PO 같은 단기전은 초반에, 첫 세트에서 어떻게 분위기를 잡느냐가 중요하다"며 "나만의 노하우도 있지만 선수들이 느끼는 게 다를 수도 있다. 준비한 게 이것저것 있다. 그런 부분들을 총동원해서 PO 1차전을 잘 준비해보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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