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철기둥’, 이제 리그 예상 선발서도 제외된 김민재···이대로 주전 경쟁서 밀려나나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 게티이미지

확고할 것 같았던 ‘철기둥’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입지에 비상등이 켜졌다. 챔피언스리그에 결장한데 이어 리그 경기에서도 선발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현지 전망이 나왔다. 핵심 수비수에서 이제는 벤치 멤버로 밀린 모습이다.

독일의 축구 전문매체 ‘키커’는 9일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마인츠05의 2023~2024 독일 분데스리가 25라운드 예상 선발 라인업에서 김민재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키커는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함께 다시 한 번 에릭 다이어의 이름을 집어넣었다.

더리흐트-다이어의 센터백 조합은 뮌헨이 지난 6일 열린 라치오와의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 썼던 조합이다. 키커는 라치오전을 앞둔 당시에도 김민재의 선발 제외를 예상했는데, 라치오전 이후 4일이 채 안돼 열려 로테이션 가능성이 있는 리그 경기에서조차 같은 전망을 내놓은 것은 김민재가 주전에서 밀렸다고 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라치오와 16강 2차전은 뮌헨이 1차전을 0-1로 패해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그 경기에서 김민재가 제외됐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에릭 다이어(왼쪽)와 마티아스 더리흐트. 게티이미지코리아

독일 키커지에 올라온 마인츠-바이에른 뮌헨전 예상 선발 라인업. 키커 홈페이지 캡처

김민재는 더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같은 동료 센터백들이 부상으로 번갈아 이탈하는 상황에서 홀로 고군분투했다. 오죽했으면 ‘혹사 논란’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런데 토트넘에서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 경기에 나서지도 못하던 다이어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합류했고 뒤이어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까지 돌아오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특히 다이어는 경기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음에도 극찬을 받는 등 순식간에 주축 수비수로 자리잡았다. 김민재가 아시안컵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운 사이 다이어가 자리를 잡았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물론, 뮌헨은 세계적인 빅클럽이다. 주전 경쟁은 불가피하다. 다만, 그 주전 경쟁이 실력이 아닌 다른 부분과 연관됐다는 의심을 받기에 찜찜한 구석이 남는다. 독일 축구와 뮌헨의 레전드인 로타어 마테우스는 라치오전을 앞두고 독일 매체 ‘빌트’와 인터뷰를 통해 뮌헨 선수들이 토마스 투헬 감독의 전술에 의문을 품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며, 이게 라치오전에서 주전 라인업을 바꾸는 결정으로 이어져 김민재의 결장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 사령탑에서 물러나기로 한 투헬 감독은 선수들과의 불화설에 휩싸여 있다.

예상 라인업이라 실제 투헬 감독의 선택이 다를 가능성도 없진 않지만, 독일 현지에서 조금씩 김민재가 아닌 다이어를 선호하는 쪽으로 기류가 바뀌고 있는 것은 달가운 일은 아니다. 더리흐트-다이어 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김민재가 다시 주전을 되찾겠지만, 반대로 성적이 좋게 나온다면 김민재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것이다.

김민재. Getty Images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