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홍원화 총장, 총선 비례 신청 '들통나자' 철회···총장 사퇴 요구 거세

◀앵커▶

경북대 홍원화 총장의 정치적 행보가 학내 갈등을 키우고 있습니다. 

4월 총선 비례대표로 후보자 공천을 신청했다가 큰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출마 의사를 번복한 겁니다.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선 총장 자리를 이용해 정치 입문을 노렸냐며 반발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홍 총장이 학내 구성원에게 사과했지만, 사퇴하라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습니다.

박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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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학교 명예 실추시킨 홍원화 총장 퇴진하라" "퇴진하라! 퇴진하라! 퇴진하라!"

◀기자▶
경북대 학생, 교수 등 구성원 10여 명이 홍원화 총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에 나섰습니다.

홍 총장이 3월 6일 국민의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후보자로 접수했다가 하루 만에 공천 신청을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총장직도 사퇴하지 않은 채 정계 진출을 시도했다는 소식에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빗발쳤습니다.

◀안승택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
"국립대학교 총장으로서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

특히 홍 총장은 최근 금오공대와의 통합, 무전공 확대, 의대 정원 대폭 증원 등 논란이 큰 사안에 대해 학내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 정책을 비판 없이 수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행보가 정계 진출 수단으로 이용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고 있습니다.

◀김상천 경북대 윤리교육과 2학년▶
"그가 보인 행보는 반교육, 반민주, 반사회적이었고, 전혀 교육계를 대표하지 않았습니다. 홍원화 총장의 독단적인 학교 운영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홍 총장은 구성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과 철회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에게 실망과 상처를 드린 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비례 대표 후보자 신청은 무관하다"며 "남은 임기 동안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학내 구성원들은 진정성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총장 퇴진을 촉구했습니다.

1,238명의 교수를 대표하는 경북대 교수회는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홍원화 총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최인철 전국국공립대학 교수노조 경북대 지회장▶
"자괴감을 가지고 있고 너무 큰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임기도 한참 남으신 분이 결국은 자기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학교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저버린 상황이 온 것입니다."

홍 총장 공천 신청 논란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3월 7일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오해받을 비례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오는 10월까지가 임기인 홍 총장이 구성원의 신뢰를 잃으며 사퇴 요구를 받는 가운데 당분간 학내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