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한 매머드 복원” 줄기세포 배합 성공
수정 등 기술·윤리적 난관
수천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매머드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던 연구진이 유전자 조합의 핵심 재료인 줄기세포를 배합하는 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생명공학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는 코끼리의 피부조직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회사는 시베리아 툰드라에 보존된 매머드 세포의 DNA를 코끼리 배아세포에 이식해 ‘매머드-코끼리 수정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21년 연구를 시작했다. 실험 대상이 된 아시아코끼리는 매머드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알려진 동물이며, 매머드와 DNA 구성이 99.6% 일치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복원 작업이 멸종위기를 불러온 인류의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주장해왔다. 매머드는 본래 생존력이 강하지만 상아를 노린 인간의 탐욕이 이들을 멸종시켰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창립자 벤 램은 “매머드는 대규모 이동을 하면서 과거 북극 지역의 초지를 유지해 건강한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매머드를 되살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 방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창립자인 하버드대 유전학 교수 조지 처치 박사는 추위를 견디는 두꺼운 지방, 촘촘한 털 등과 관련한 매머드의 유전자를 이식하면 멸종위기에 놓인 아시아코끼리를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계에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더 큰 분위기다. 윤리적 문제가 남아 있다는 게 대표적인 이유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연구진은 수정까지 성공한다면 이를 코끼리 ‘대리모’에게 이식해 출산하도록 할 계획이다. 인공자궁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100㎏에 가까운 태아를 2년 가까이 품게 하려면 기술적 난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영국 셰필드대에서 코끼리를 연구하는 생물학자 토리 헤리지는 ‘대리모’ 코끼리가 건강상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털 많은 코끼리(매머드)를 얻으려고 얼마나 많은 코끼리가 죽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미 버펄로대의 생물학자 빈센트 린치도 “코끼리 유전자를 수정했다고 해서 멸종한 사촌이 살아날지는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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