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한 헤일리 지지자 잡자”…트럼프·바이든, 구애 경쟁

김유진 기자 2024. 3. 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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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중단” 발표하며 트럼프 지지는 안 해…
중도층·고학력자·여성 지지자 많아 경합주에선 변수
바이든 “우리는 자리 있다”, 트럼프 “적전 단결해야”
올해 미국 대선의 공화당 경선주자였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대니얼 아일랜드에 있는 자신의 대선 캠프 본부에서 경선 후보 사퇴를 발표한 뒤 단상을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6일(현지시간) 경선 중단을 선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맞붙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도·온건 보수 성향을 띠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을 향한 구애 경쟁에 뛰어들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슈퍼화요일’ 경선 하루 뒤인 이날 오전 고향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경선 사퇴를 발표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면서도 지지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그는 ‘군중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하면서 “트럼프가 우리 당과 그를 지지하지 않은 이들의 지지를 얻을지는 그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에서 바이든-트럼프 ‘리턴매치’를 원하지 않는 유권자가 다수라는 점을 내세워 ‘세대교체’ 필요성을 주장했고 중도층의 ‘반트럼프’ 정서도 끌어안으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경선 승리 지역은 25개 주·지역에서 수도 워싱턴과 버몬트 단 2곳에 그칠 정도로 트럼프 대세론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20~30%를 고르게 득표하면서 2028년 대선에서 유력 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경합주에서는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들의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지지자 그룹에는 중도층과 고학력자, 교외 지역 주민, 여성 등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한 공화당 전략가는 “그들의 선택이 이번 선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도 두 사람의 본선 대결이 공식화한 이날 헤일리 전 대사 지지자 끌어안기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헤일리 지지자들이 필요 없다고 했다. 내 캠페인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헤일리는 트럼프를 항상 따라다니는 혼란,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하는 무능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앞에서 움츠러드는 문제에 대해 진실을 이야기했다”면서 민주주의 수호, 법치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지지 등의 문제에서 자신과 헤일리 전 대사에게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 사이의 차이와 갈등을 부각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헤일리 지지자들을 우리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운동에 초청하고 싶다. 이제는 우리가 하나로 단결해 바이든을 물리쳐야 할 때”라고 말해 바이든 대통령과의 본선 대결을 앞두고 공화당의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헤일리는 민주당원들이 경선에 참여했는데도 기록적으로 참패했다”며 “헤일리가 받은 선거자금 대부분은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로부터 나왔고, 유권자 50%가 민주당을 지지했다”며 헤일리 전 대사에 대한 감정도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2021년 1·6 의회폭동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의 지지도 끌어내는 등 상·하원 공화당 지도부의 지지를 모두 확보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국정연설에서 남은 임기 비전을 제시하고, 본선에서 맞붙을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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