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공무원 죽음 이르게 한 누리꾼 고발한다
경기 김포시가 포트홀(도로 파임) 관련 민원 업무로 온라인에 신상이 공개되고 악성 댓글 등에 시달리다 숨진 9급 공무원의 애도기간을 하루 늘려 9일까지 연장한다. 김포시는 애도기간이 끝나면 채집한 증거를 토대로 해당 공무원의 신상을 공개하고 악성 댓글을 쓴 누리꾼을 고발할 예정이다.
7일 김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5일 인천 서구의 한 도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9급 공무원 A씨(39)의 분향소를 9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김포시는 지난 6일 김포시청에 분향소를 마련해 당초 8일까지 운영할 계획이었다.
김포시는 A씨를 상대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고 신상을 공개한 누리꾼에 대한 증거를 채집하고 있으며, 애도기간이 끝나면 유족과 협의해 해당 누리꾼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빈소에 안치된 A씨의 시신은 8일 오전 6시15분 김포시청에서 노제를 지낸 뒤 화장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지난달 29일 김포 도로에서 진행된 포트홀 보수 공사로 차량 정체가 빚어지자 항의성 민원을 받았다. 당일 온라인에는 공사를 승인한 주무관이 A씨라며 실명과 소속 부서, 전화번호가 공개됐고 이후 A씨를 비난하는 글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차량 정체에도 집에서 쉬고 있을 것”이라며 A씨를 공격했으나 김포시는 “고인은 새벽까지 공사 현장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A씨는 일반 기업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뒤 2022년 9월 공직에 입문해 약 1년6개월간 공무원 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료들은 “고인은 원만한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과도 잘 지냈다”며 “최근 민원으로 힘들어하면서 말수가 적어졌다”고 전했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 신상정보 등을 공개한 민원인에 대한 신상정보가 또다시 올라오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포시 관계자는 “A씨에 대한 신상정보를 공개한 것으로 지목된 특정인이 해당 누리꾼이 맞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고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사안”이라며 “향후 시 차원에서 조사하고 유족과 협의를 한 후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 서부경찰서는 “유족들이 고인의 신상을 공개하고 악성 댓글을 쓴 누리꾼을 고소하면 수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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