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웅 버저비터 3점슛’ KCC, 갈 길이 바쁜 KT 잡고 2연승
프로농구 부산 KCC가 짜릿한 극장 승부로 2연승의 신바람을 탔다.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양 팀이 한 차례씩 3점슛을 터뜨린 가운데 허웅(18점)의 에이스 본능이 KCC에 승리를 안겼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CC는 7일 수원 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KT와 원정 경기에서 96-9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25승(20패) 고지에 오른 5위 KCC는 4위 서울 SK와 승차를 3경기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반면 2위 KT(29승 16패)는 3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선두 원주 DB(36승 10패)와 승차가 6.5경기로 벌어졌다. DB의 정규리그 우승에 필요한 매직 넘버도 3으로 줄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KT의 승부수는 KT의 국가대표 센터 하윤기 봉쇄였다.
패리스 배스(29점)와 하윤기(13점)에 동시에 버티는 KT의 강력한 골밑 가운데 한 쪽은 틀어막겠다는 계산이었다. 알고도 막기 어려운 배스와 달리 하윤기는 배스에서 파생되는 공격 패턴이 많을 뿐만 아니라 국내 선수에선 득점 2위(16.2점·전체 10위)로 비중이 높아 수긍할 만한 선택이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하윤기를 1쿼터 2점으로 묶으면서 골밑의 균형을 잡은 KCC는 이승현(15점과 라건아(18점)의 득점 행진까지 살아나 1쿼터 한때 19-10으로 앞서갔다. KCC는 라건아가 휴식을 취한 사이 알리제 드숀 존슨(14점)이 2쿼터 12점으로 제 몫을 해주면서 전반을 52-42로 앞선 채 마쳤다.
그러나 KCC는 후반 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골밑에 신경쓰느라 외곽에서 KT의 한희원(20점)이 터진 게 문제였다.
KCC는 3쿼터 56점에 멈춘 3분간 한희원의 3점슛과 배스의 골밑 공격, 하윤기의 덩크슛으로 7점을 내주며 한때 12점차 리드가 5점까지 줄었다. 배스에게 골밑이 무너진 시점에선 다시 3점차 접전이 됐다. 다행히 KCC는 라건아와 이승현이 골밑에서 안정적으로 득점을 쓸어담고, 이호현이 3점을 꽂으면서 두 자릿수로 점수를 벌릴 수 있었다.
낙승을 예감했던 승부는 4쿼터 막바지에도 요동쳤다. KCC가 88-76으로 앞서가던 상황에서 허훈(17점)과 문정현(13점)에게 3점슛을 포함해 17점을 내주면서 1점차로 쫓긴 게 문제였다. 남은 시간은 44초. KCC는 이호현의 속공과 허웅의 자유투로 맞서면서 93-91로 달아났으나 방심은 금물이었다.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배스에게 3점을 얻어맞고 93-94로 역전을 당했다. 패색이 짙었던 KCC를 구한 것은 허웅이었다. 허웅이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리면서 던진 3점슛이 그대로 림을 가르면서 짜릿한 승리를 결정지었다.
수원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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