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단 만든 ‘내조 9단’… 손명순 여사, YS 곁으로 [고인을 기리며]

유태영 2024. 3. 7.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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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별세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수경 대변인을 통해 "손 여사께서는 신문 독자투고란까지 챙겨 읽으시며 김영삼 대통령님께 민심을 전하셨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정치적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셨다"면서 "우리 국민 모두 여사님의 삶을 고맙고 아름답게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의 메시지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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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순 여사 별세… 향년 95세
이대 재학중 만난지 한달 만에 결혼
‘금혼’ 학칙에 임신 숨겨가며 학업
1983년 김영삼 23일간 단식투쟁
직접 간호·외신에 소식 알리기도
‘3당 합당’·대선 때 발품 팔며 내조
尹 “아름답게 기억할 것” 메시지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별세했다. 향년 95세.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손 여사는 이날 오후 5시4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2015년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9년 만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부인 손명순 여사가 7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2016년 5월2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김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 참석한 손 여사. 세계일보 자료사진
김영태 서울대병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을 열고 “손 여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상태가 호전되고 나빠지길 반복하면서 2022년 12월부터 입원해 계셨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워낙 고령인 데다 코로나로 폐렴이 생겨서 인공호흡 치료를 받아오셨다”며 “최근 (전공의 집단공백) 사태와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1929년 1월(양력)생인 손 여사는 경남 김해서 8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마산여고와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했다. 김 전 대통령과는 이대 3학년 재학 중인 1951년 결혼했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장택상 국회부의장 비서관으로 정계에 막 입문한 때였다. 손 여사는 금혼 학칙 탓에 결혼을 비밀리에 부쳤고 임신으로 배가 불러오자 천으로 배를 가리고 수업을 듣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 손 여사는 ‘정치 9단’이라는 별명이 붙은 남편을 65년간 묵묵히 챙긴 ‘그림자 내조’로 정평이 나있다. 남편을 만나러 서울 동작구 상도동 자택을 찾아온 이들을 위해 하루 100인분이 넘는 식사를 손수 마련해 대접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의 내조는 남편이 정치적 고비를 맞을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김 전 대통령이 1983년 전두환 정권에 대한 항의로 목숨을 건 23일간의 단식투쟁을 했을 때 남편을 직접 간호하는 한편, 단식투쟁 소식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외신 기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 1990년 3당 합당 당시 ‘죽어도 안 따라간다’며 버틴 최형우 의원을 설득해 민주자유당에 합류하게 만든 것도 고인이었다고 한다. 1992년 대선후보 경선 때는 수박 한 덩어리를 들고 민정계 인사들 집을 찾아다니며 남편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남편은 그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고인에게는 ‘내조 9단’이라는 수식이 붙었다. 고인은 영부인이 되고 나서도 대외 활동보다는 청와대 수행원과 운전기사, 여직원들을 위한 식당·휴게실 마련 등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직원들을 챙기는 일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김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둔 아들 김현철 김영삼대통령기념재단 이사장 등 2남3녀가 있다. 김 이사장 아들이자 손 여사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4·10 총선출마를 선언하고 김 전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부산 서구·동구에서 국민의힘 후보 경선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김수경 대변인을 통해 “손 여사께서는 신문 독자투고란까지 챙겨 읽으시며 김영삼 대통령님께 민심을 전하셨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정치적 동반자의 역할을 해주셨다”면서 “우리 국민 모두 여사님의 삶을 고맙고 아름답게 기억할 것”이라고 애도의 메시지를 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행정안전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실무지원단을 편성해 손 여사의 장례 지원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손 여사 장례는 5일간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차려지고, 8일 오전 9시부터 조문객을 받는다. 발인은 11일 오전 8시다. 손 여사는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역에 합장될 것으로 전해졌다.

유태영·이현미·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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