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이슈] 영국 신문엔 없는 ‘왕세자빈 사진’…이유는?
[앵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건강상의 이유로 수술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위독설 등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페인이나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 왕세자빈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정작 영국 언론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합니다.
월드이슈에서 홍희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이 6월 공식 행사에 참석한다는 공지가 떴다가 삭제돼서 의혹이 더 커지고 있죠?
[기자]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1월 중순 복부 수술을 한 뒤 공식 행사에서 자취를 감췄는데요.
영국 육군이 6월에 열리는 군기분열식에 왕세자빈이 참석한다고 공지했다가 삭제하면서 건강이상설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왕실은 왕세자빈이 2주간 입원한다고 밝힌 뒤 3월 말 부활절까지는 공식 업무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요.
지난달에는 남편인 윌리엄 왕세자가 전 그리스 국왕 추도식을 1시간도 남기지 않고 돌연 불참 입장을 밝히면서 왕세자빈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됐습니다.
기존에 SNS에 퍼지고 있던 위독설에 불을 붙인 모양새였는데요.
찰스 3세가 암 진단 소식을 상세하게 알리고 업무를 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영국 왕실은 찰스 3세가 버킹엄궁에서 수낵 영국 총리와 만나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리시 수낵/영국 총리 : "온 나라가 지지하고 있습니다."]
[찰스 3세/영국 국왕 : "멋진 메시지와 카드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눈물이 났어요."]
국왕 건강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려해 영상 촬영이 허가됐다고 합니다.
[앵커]
찰스 3세에 비해 왕세자빈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어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 같은데, 다른 국가 언론에서 이 문제를 다뤄 주목받고 있죠?
[기자]
영국 왕실은 왕실의 사생활 보도와 관련해 항의하지도 않고, 설명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이 같은 왕실의 비밀주의 전통은 해리 왕자의 자서전 출간 때 등 각종 스캔들이 터져 나왔을 때도 지켜져 왔는데요.
영국 언론들도 왕실의 사생활과 관련된 보도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연예매체 TMZ는 왕세자빈의 최근 사진이라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왕세자빈이 윈저성 인근에서 모친이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선글라스를 낀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멀리서 찍은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됐는데, 정작 대부분의 영국 언론들은 이 사진을 신문에 싣지 않았습니다.
앞서, 스페인 지상파 채널 뉴스에서는 "왕세자빈 수술 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했고, 왕세자빈을 혼수상태로 만드는 결정을 해야 했다"고 진행자가 말했는데요.
영국 왕실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고 한 영국언론은 해당 보도를 한 스페인 진행자는 언론인 자격이 없다며 비난했습니다.
[엠마 울프/영국 방송인 : "저는 비열하다고 생각해요. 정말 악의적인 클릭 장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외국 언론은 우리(영국)와 다른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저는 이 진행자가 언론인을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앵커]
정작 영국에서는 언론이 제한적으로 보도를 하는군요.
이러다 보니 영국왕실과 언론의 유착이 있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기자]
왕세자빈의 건강 위독설을 해명할 수 있는 사진이고, 영국에서 찍힌 사진인데 정작 보도는 외국 언론이 하는 거여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미국 뉴욕타임스는 5일 자 기사에서 사진이 영국 신문에 실리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사생활과 독자의 관심 사이에 균형을 잡기 위한 영국 언론들의 어려움을 보도하면서, 쉽게 볼 수 있는 사진인데도 영국 신문들이 왕세자빈을 보호해주고 있다고 지적한 건데요.
앞서 해리 왕자의 자녀를 놓고 왕실에서의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을 때도 일부 내용이 영국 매체에는 나오지 않는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해리 왕자는 영국 왕실과 언론 매체들 사이에 일반인들은 모르는 암묵적인 합의가 있다고 밝혔는데요.
[해리 윈저/영국 왕자/2021년 : "닫힌 문 뒤로 기관과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들 간의 '보이지 않는 계약'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가 있어요."]
왕실이 원하지 않는 사생활을 보도하지 않는 대신 기획된 행사의 촬영을 허가받거나 궁전에서 열리는 파티에 매체 관계자들이 초대된다고 전해졌습니다.
[앵커]
요즘 소셜미디어 등 인터넷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면서 사생활 보호를 놓고 영국 언론들의 고민도 깊어지겠네요.
[기자]
왕실 사생활에 대한 보도에 영국 언론은 일단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이애나비가 파파라치를 피하려다 사망한 데 대한 깊은 우려와 반성이 깔려 있는 건데요.
하지만 최근 변화하는 인터넷 환경으로 인해 이미 대중들이 더 빨리 소식을 접하고 있는 만큼,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왕실 사생활 보호와 대중들의 끊임없는 관심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찾아 나갈지 영국 왕실과 언론의 가깝고도 먼 관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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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희정 기자 (hj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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