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기후재난] "기상 관측 이래 최대 겨울 눈·비" 여름철 볼법한 붕괴, 도로 파임 속출

차현진 2024. 3. 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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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이번 겨울, 유독 눈과 비가 참 많이 내렸죠?

실제로 이번 겨울의 강수량이 평년의 세 배에 달할 정도로 관측 이래 가장 많이 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기후 변화가 급격해 지면서 자연 재난 역시 그 규모와 양상이 크게 달라지고 있는데요.

뉴스데스크에서 이런 기후재난을 집중적으로 점검해 보겠습니다.

오늘 첫 번째 순서인데요.

여름 장마철에 주로 발생하던 붕괴나 파임 사고들이 최근 속출하고 있는 현장을 차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충남 태안의 한 아파트 주차장.

며칠 내내 많은 눈·비가 이어지던 지난달 22일 새벽, 주차장 옆 옹벽이 무너져내렸습니다.

새벽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차량들이 크게 파손됐습니다.

일주일 뒤 다시 찾은 현장.

무너진 곳뿐 아니라 추가 붕괴 위험이 있는 부분까지 다 걷어내면서 마치 폭격을 맞은 듯합니다.

사고가 난 현장의 옹벽 길이는 총 70미터에 달하는데요. 이 중 20미터 구간에서 아파트 4층 높이의 옹벽이 붕괴 돼 차량 9대를 덮쳤습니다.

[박욱기/주민] "먼저도 내가 굉장히 위험하게 생각했거든요 저거는. 너무 급경사예요."

전문가와 함께 현장을 살펴봤습니다.

옹벽 안쪽의 거대한 암반 군데군데, 물이 배어 나온 흔적들이 보입니다.

뒷산에서 스며든 눈 녹은 물과 빗물이 흘러나오고 있는 겁니다.

때문에 옹벽을 설치할 땐 암반 속에 배수시설을 설치하지만, 당시 눈·비가 집중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해 붕괴된 걸로 추정됩니다.

게다가 이번 겨울 이상고온과 한파가 연달아 닥치면서 땅이 수시로 얼고 녹으며 약화된 것도 원인으로 진단됩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여름철뿐 아니라 겨울철에도 지반 붕괴 위험이 크게 높아진 겁니다.

[이수곤/전 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물이 제대로 빠져나가게끔 절개지에서 배수공하고 배수로 설치를 제대로 했어야 되는데… 지금의 기후변화에 따라서 보면 좀 미흡하지 않았나…"

장마철에 주로 발생하는 '포트홀' 즉, '도로 파임'도 이번 겨울엔 단골 문제로 급부상했습니다.

도로를 달리던 화물차 한 대가 '쿵' 소리와 함께 위아래로 크게 들썩거립니다.

출동하던 소방차도, 천천히 달리던 승용차도, 연달아 덜컹거립니다.

자칫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

보수작업자들이 긴급히 출동했습니다.

움푹 팬 구멍을 말끔히 파내 접착제를 바른 뒤 아스팔트를 채워넣습니다.

구멍 하나를 메우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 분.

평년과 달리 이번 겨울은 신고가 몰려들며 작업량이 폭증했다고 합니다.

[김종현/도로 보수 현장 반장] "잦은 강우 강설 때문에 올해는 특히 이런 경우가 없었는데 작년에 (하루에 작업을) 10개 했으면 올해는 2배 정도…"

올겨울 서울에서 발생한 도로 파임은 모두 10,400건에 달했는데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2배가 넘게 늘어난 겁니다.

광주에서도 1만 2천 개 넘게 발견되는 등 전국이 도로 파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최재원/도로교통공단 교수] "포트홀이 결국 생기는 원인은 물이거든요 (도로에) 스며들어서 얼었다고 가정하면 부피가 팽창하게 돼 있죠. 부피가 팽창하게 되면 그만큼 도로에 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기상청은 이번 겨울이 기상 관측 이래 눈·비가 가장 많이 왔다며 강수량이 평년의 2.7배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따뜻한 겨울이기도 했습니다.

기후변화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재난 상황 역시 예측하기 힘들어진 만큼 기존 대비책을 뛰어넘는 철저한 대응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차현진입니다.

영상취재 : 장영근·최대환 / 영상편집 : 허유빈 / 3D 디자인 : 천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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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장영근·최대환 / 영상편집 : 허유빈

차현진 기자(chacha@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57780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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