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PO 직행-7연승 경사', 그런데 이소영 부상이라니... GS칼텍스는 봄배구 희망 물거품 [대전 현장리뷰]

[스타뉴스 | 대전=안호근 기자]

대전 정관장 선수들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대전 정관장 이소영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2세트 초반 발목 부상을 입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KOVO

대전 정관장이 7년 만에 진출한 봄 배구를 플레이오프(PO)부터 시작한다. 서울 GS칼텍스를 완파하며 봄 배구 희망을 삭제시켰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3 25-21, 25-19)으로 이겼다.

이로써 3위 정관장은 20승 14패, 승점 61로 4위 GS칼텍스와 격차를 10으로 벌렸다. 남은 2경기에서 정관장이 연패, GS칼텍스가 연승을 해도 승점 차는 4가 된다. 3,4위 간 승점 차가 3이하일 때 단판 준PO가 열리기 때문에 GS칼텍스의 봄 배구 희망은 사라졌다. 정관장은 최종 2위 팀과 PO에서 격돌한다.

정관장의 7연승은 2008~2009시즌 이후 15년 만이다. 더불어 PO 진출 또한 2016~2017시즌 이후 무려 7년만이다. 정관장이 겹경사를 맞았다.

정관장의 쌍포가 이날도 빛났다. 지아가 22점, 메가가 19점으로 빛났다. 공격 성공률도 둘 모두 60%에 육박했다. 정호영은 블로킹 5개를 비롯해 9점을 내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GS칼텍스에선 실바가 20점을 몰아쳤다. 트리플 크라운까지 블로킹 하나가 부족할 정도로 맹활약이었으나 정관장에 비해서는 힘이 많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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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장은 세터 염혜선,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 미드블로커 정호영,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아웃사이드 히터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 미들블로커 박은진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리베로는 노란과 최효서.

반면 GS칼텍스는 세터 안혜진, 아웃사이드 히터 강소휘, 미들블로커 한수지, 아포짓 스파이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 아웃사이드 히터 유서연, 미들블로커 오세연으로 맞섰다. 리베로는 한다혜와 김지우.

고희진 대전 정관장 감독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KOVO

차상현 서울 GS칼텍스 감독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 정관장과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방문경기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OVO

선두 수원 현대건설(승점 74)과 2위 인천 흥국생명(승점 74)까지도 격파하며 6연승을 달리고 있는 정관장의 이날 목표는 분명했다. 이날 승리로 GS칼텍스의 준PO 희망을 짓밟겠다는 것이었다.

경기 전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지금 특별히 주문하는 것보다 선수들 자체가 워낙 열정이 크고 선수들이 '준PO는 없다', '오늘 무조건 확정짓겠다'는 결의에 차 있다. 저는 옆에서 박수만 치고 있으면 될 것 같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도 정관장의 상승세를 인정했다. 차 감독은 "정관장의 팀 컨디션이 너무 좋다. 정관장은 중계를 보면 정말 질 것 같지가 않다. 레프트나 센터 전반적인 모든 게 좋고 삼박자가 갖춰진 팀이다. 이제야 빛을 보는 것 같다"며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구성원은 좋은데 합이 이뤄지지 않아서 가다가 무너지길 반복했는데 합이 맞아가며 충분히 저 순위로 가는 것 같다. 분명히 강팀"이라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이에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전력상으로도 그렇고 멘탈적으로도 그렇다"고 인정하며 "작전타임 때 내가 얘기하려고 하면 옆에서 하도 말을 해서 '나 먼저 말할게'라고 할 정도다. 그만큼 선수들의 의지가 넘친다. 그 부분이 (4라운드 이전과) 많이 달라졌다"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고 감독은 "경기는 상황이 늘 바뀐다. 그런 상황 속에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며 "일단은 실바다. 상대도 준비했을 것이다. 아웃사이드 히터에서 득점이 나야 한다는 걸 안다. 초반에 뭘 잡고 후반에 뭘 잡을지 경기를 보면 보이실 것"이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대전 정관장 메가(가운데)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블로킹 벽을 뚫고 득점하고 있다. /사진=KOVO

대전 정관장 지아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려넣고 있다. /사진=KOVO

벼랑 끝에 몰린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왼쪽에서 득점이 안 나오고 있다. 팀 컬러도 그런 부분"이라며 왼쪽 공격을 승리의 키로 꼽았다. 차 감독은 "5라운드부터 그게 흔들리며 매 경기 어렵게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수들이) 안 하려고 하면 다른 걸 하는데 연습과정이나 보면 그런 건 아니다. 준비를 잘 하는데 경기장에 오면 우리가 가진 선수 구성원의 한계가 분명하고 드라마틱하게 속공도 때리고 하고 싶지만 센터 약점도 있고 하니 계속 벽에 부딪힌다"며 "그러다보니 선수들도 자신감 잃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럼에도 차 감독은 "아직까지도 희망이 있다고 했다"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경기를 준비했다.

그럼에도 1세트는 정관장이 너무도 손쉽게 가져왔다. 지아와 메가가 8점, 7점을 올렸다. GS칼텍스에선 유서연이 5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정관장의 외인 쌍포를 막아내지 못하고 큰 점수 차로 기선제압을 당했다. 블로킹에서도 정관장이 4-0으로 앞섰다.

기세를 살려가던 정관장에 커다란 악재가 닥쳤다. 2-1로 앞서 있던 2세트 초반 실바의 백어택을 막아서기 위해 블로킹을 시도했는데, 착지과정에서 발목이 꺾였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들것에 실려 코트 밖으로 빠져나갔다.

정관장은 4라운드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탔다. 경기 전 고희진 감독도 "2,3라운드에 정말 어렵게 지나갔다"면서도 "4라운드부터 이소영이 본격 가동되면서 합이 맞아지는 것 같다"고 반등 이유를 찾았다. 그만큼 이소영은 정관장에 절대적인 존재였다.

대전 정관장 이소영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강력한 공격으로 상대 블로킹 벽을 뚫어내고 있다. /사진=KOVO

대전 정관장 이소영이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GS칼텍스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6라운드 홈경기에서 2세트 초반 발목 부상을 입고 들것에 실려나오고 있다. /사진=KOVO

이소영의 부상 정도를 파악한 정관장 구단 관계자는 "당장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코트 밖에서 아이싱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정관장의 기세는 이소영의 이탈 후에도 쉽게 꺾이지 않았다. 6-4 리드에서 지아의 오픈 공격과 메가의 스파이크 서브가 적중했고 상대 범실과 박은진의 속공, 메가의 백어택과 오픈 연속 득점 등으로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이후 GS칼텍스의 추격을 허용치 않았고 결국 2세트도 가져왔다.

2세트에도 지아와 메가가 돋보였다. 각각 7점과 5점을 올렸다. 정호영도 4점을 보태며 GS칼텍스를 괴롭혔다. GS칼텍스는 실바 홀로 10점을 몰아쳤다. 서브 에이스 2개와 블로킹도 추가했으나 뻔한 공격 루트에 정관장은 손쉽게 대처했다.

3세트 초반 상대 버밀, 박혜민과 메가의 오픈 성공으로 리드를 잡은 정관장은 강소휘의 퀵오픈과 오세연의 서브 에이스로 9-8로 쫓겼다.

이후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15-14에서 지아의 오픈과 실바의 범실, 메가의 백어택 등으로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GS칼텍스는 지아와 메가의 강력을 공격을 막아낼 방도를 찾지 못했다. 결국 승점 3을 보태며 정관장은 PO 직행을 확정했다.

대전=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