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비명 아니다”…민주당에 부는 ‘찐명’ 경쟁

김승환 2024. 3. 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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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비명(비이재명)이 아닙니다."

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7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호소했다.

탈당한 친문(친문재인)계 좌장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충북 청주상당 경선 탈락),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패배하는 걸 보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계획했던 대로 사당화 완성 단계에 와 있다고 느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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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외 친명들 비명 현역 잇단 제압
경선 앞둔 권지웅 “난 친명” 입장문
권리당원 표심이 당락 좌우 확인
李대표 “당원이 당당히 권리 행사”
홍영표 “이재명 사당화 완성단계”
탈당한 설훈과 새미래 합류 선언

“저는 비명(비이재명)이 아닙니다.”

권지웅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7일 오전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호소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대표 청년선거대책위원장, 대선 이후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 이력을 거론하며 ‘결백’을 강조했다. 권 전 위원장은 민주당이 청년전략특구로 지정한 서울 서대문갑 후보로 9∼10일 3인 경선을 앞둔 상황이다. 이 경선은 애초 당 중앙위원 투표 100%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최근 일정 등을 이유로 권리당원 투표 70%·서대문갑 유권자 투표 30%로 결정하기로 한 터다.
더불어민주당 서대문(갑) 청년 후보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열린 '서대문갑 청년전략지구 공개오디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지웅, 김규현, 전수미, 김동아, 성치훈 청년 후보자. 뉴시스
이 청년 후보자의 결백 호소는 ‘비명횡사의 밤’이 지나자마자 터져나온 것이다. 전날 밤 발표된 민주당 4∼6차 경선 결과에서 지역구 현역 의원 7명이 한꺼번에 떨어진 터다. 이들 중 친명인 이용빈 의원(초선·광주 광산갑)을 제외한 6명이 모두 비명계였고, 이들을 무릎 꿇린 건 대개가 친명(친이재명)계였다. 이 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투표 50%·일반 여론조사 50%로 진행됐다. 친명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 표심이 대거 친명 후보에게 향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회 제공’ 차원에서 지정된 청년전략특구 경선 또한 결국 ‘누가 친명이냐’를 가리는 경쟁이 된 셈이다.

당 안팎에선 “이재명 사당화가 완성됐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공천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 가운데 4·10 총선 후보로 “찐명(진짜 이재명계)·친명·친명 호소인만 남았다”는 말까지 나돈다. 친명계가 지난 대선 이후 민주당 지도부를 접수한 데 이어 공천을 계기로 원내를 사실상 장악하는 수순을 밟은 것이다.

비명계 강병원 의원(재선·서울 은평을)은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좌장인 김우영 전 서울 은평구청장에게, 박광온 의원(3선·경기 수원정)은 또 다른 원외 친명 인사인 김준혁 당 전략기획부위원장에게 발목을 잡혔다. 한신대 부교수인 김 부위원장은 2021년 책 ‘이재명에게 보내는 정조의 편지’를 쓴 인물이다. 윤영찬 의원(초선·경기 성남중원)과 김한정 의원(재선·경기 남양주을)은 각각 ‘친명 호소’를 지역구 접수 전략으로 쓴 비례대표 출신 김병주·이수진 의원에게 패했다.
지난해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영향으로 비명계가 대거 포함됐단 평이 나온 현역의원 하위 20% 명단은 이번 경선에서 그 ‘힘’을 과시했다. 하위 10%에 속한 윤영찬·김한정 의원과 함께 이번에 떨어진 박광온 의원은 이날에야 본인이 하위 20% 평가를 통보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박 의원은 체포동의안 가결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을 내려놓은 인사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박 의원의 경선 탈락을 두고 “시스템 공천이 아니라 ‘시스템 학살’”이라고 말했다.

탈당한 친문(친문재인)계 좌장 홍영표(4선·인천 부평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충북 청주상당 경선 탈락), 박광온 전 원내대표가 패배하는 걸 보고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계획했던 대로 사당화 완성 단계에 와 있다고 느꼈다”고 평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들 경선 결과에 대해 “친명, 비명과 아무 관계 없다”며 “당원, 국민이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란 사실을 경선을 통해 증명했다”고도 했다.
탈당 의원들 “민주연대 추진” 더불어민주당 탈당파인 새로운미래 박영순 의원(왼쪽부터)과 무소속 설훈·홍영표 의원이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김종민 의원과 함께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연대 추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한편 홍 의원은 이날 설훈 의원(5선·경기 부천을)과 함께 제3지대 정당 새로운미래(새미래)에 합류하기로 했다. 새미래는 홍 의원을 당대표로 추대해 이낙연·김종민·홍영표 3인 공동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11일 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돌입한다.

김승환·구윤모·배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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