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유럽 커넥티드카 거점 신설…獨 뮌헨에 법인 설립
“커넥티드 모빌리티 신사업 위한 조직…경쟁력 제고 박차”
미래차는 장기전…변동성 큰 美·中보다는 유럽이 투자 적합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현대차(005380)가 독일 뮌헨에 커넥티드카(Connected car, 통신 연결 차량) 신사업 전개를 위한 조직을 신설했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커넥티드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한 유럽에 거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향후 해당 법인을 통해 글로벌 커넥티드카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사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규제 많은 국내 보다는 글로벌이 유리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독일 뮌헨에 커넥티드카 신사업 법인인 ‘현대 커넥티드 모빌리티 유한회사(Hyundai Connected Mobility GmbH)’를 신설했다. 해당 법인은 현대차 유럽권역 본부 산하 조직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커넥티드카는 자동차의 소프트웨어에 무선 네트워크를 결합함으로써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스마트폰을 활용해 이용자가 차량을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용자는 기존 실시간 길 안내와 음성인식, 차량 원격 제어 같은 기본적인 서비스를 외에도 차량 원격 진단 및 무선(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 내 간편결제, 비디오·오디오 스트리밍 등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해당 법인은 커넥티드 모빌리티 신사업을 위한 조직”이라며 “기존 유럽 테크니컬센터(HMETC)와는 무관한 별도 법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독일에 커넥티드카 거점을 마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규모 면에서는 북미와 중국이 적합할 수 있지만 시장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투자에는 유럽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은 중국산 커넥티드카가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며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상무부는 60일간 중국산 커넥티드카에 대한 산업계 등의 의견을 들은 뒤 관련 규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투자 신뢰성이 떨어지는 중국과 변동성이 큰 미국 대비 유럽은 안정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라며 “유럽의 경우 정책의 변화가 롱텀으로 진행되다 보니 장기간에 걸친 R&D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도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되는 커넥티드카 특성상 독일에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빨라지는 현대차 미래차 시계
이번 법인 신설로 현대차의 커넥티드카 시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투자가 용이한 글로벌 무대에서 커넥티드카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이미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 2021년 8월 500만명을 달성한 이후 급속히 증가해 지난해 6월 1000만명을 돌파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현대차 블루링크’ ‘기아 커넥트’ ‘제네시스 커넥티드 서비스(GCS)’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커넥티드카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 삼성전자와 현대차·기아는 홈투카(Home-to-Car)·카투홈(Car-to-Home) 서비스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자율주행과 커넥트 등 신기술의 경우 국내에서 R&D를 지속하기에는 제약이 많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현대차의 이번 독일 법인 신설은 향후 현대차그룹의 커넥티드카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유럽에서도 탄소 배출권 등을 이유로 글로벌 기업들에게 지역 내 투자를 유도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이번 법인 신설이 유럽내 투자와 커넥티드카 경쟁력 제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지난 2003년부터 유럽기술연구센터(Hyundai Motor Europe Technical Center)를 운영 중에 있다.
이건엄 (leek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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