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없는 '홍해 연합' 작전… 민간인 선원 사망에 국제 해운사들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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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의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 유역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해 결국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후티의 선박 공격으로 민간인이 희생된 것은 처음이다.
최소 45차례에 걸쳐 상선이나 미군 및 연합국 군함을 공격했고, 지난 1일에는 한 선박이 후티 미사일에 피격된 지 12일 만에 침몰하며 해양 환경오염 우려까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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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도 연합 작전에도 공격 지속" 우려
'전 세계 물동량 12%' 홍해 항로 불안 지속
예멘의 친(親)이란 성향 후티 반군이 홍해 유역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해 결국 민간인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후티의 선박 공격으로 민간인이 희생된 것은 처음이다. 후티의 도발 억제를 위해 미국이 주도해 구성한 다국적 함대 연합 작전이 사실상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 해운 물동량 12%를 차지하는 홍해 항로의 불안정성도 지속될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예멘 아덴만에서 그리스 기업 소유의 벌크선 ‘트루 컨피던스호’가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으며 그 결과 선원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특히 미사일이 선원 객실 구역을 타격, 화재가 발생하며 피해가 커졌다. 사망한 선원 외에도 4명이 심각한 화상을 입었고 3명은 실종됐다. 생존한 선원들은 바다 한가운데에서 불타고 있는 배를 포기한 채 대피했다고 미군은 덧붙였다.
국제 연합 작전 비웃듯… 후티 최소 45차례 공격
이날 공격은 미국 주도의 연합 작전이 특별한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다국적 연합 해군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창설한 뒤, 후티를 무력화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예멘 본토까지 타격하는 미군 등의 공격에도 후티는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최소 45차례에 걸쳐 상선이나 미군 및 연합국 군함을 공격했고, 지난 1일에는 한 선박이 후티 미사일에 피격된 지 12일 만에 침몰하며 해양 환경오염 우려까지 증폭되고 있다. 최근 절단된 것으로 드러난 홍해 해저 통신 케이블도 이 선박 선체에 짓눌려 끊어졌으리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미국은 아직 후티의 무기 보유량을 파악하지 못해 연합 작전의 성과조차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작전 방침이 전환될지도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후티가 (민간인을 숨지게 한) 공격에 책임지도록 할 것”이라면서도 보복 공습 여부에 대해선 “우리가 취할 행동을 미리 공개하지는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국적 불문 공격에 떠는 해운사들
피격 선박 국적이 당초 후티가 표적으로 삼은 나라가 아니라는 점도 불안 요소다. 당초 후티는 “이스라엘과 우방국인 미국·영국 선박만을 제한적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대한 ‘연대’를 후티는 명분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터넷상의 틀린 정보에 기반에 공격을 감행한 탓에, 최소 12개 국가와 연관된 선박이 후티의 표적이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루 컨피던스호는 며칠 전까지 미국 사모펀드 기업 소유였기 때문에 후티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미국 기업은 이미 선박을 매각했지만, 인터넷에는 관련 정보가 갱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 선박은 중국산 철강과 트럭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운송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후티의 미사일 공격을 받을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국제 해운업계는 무차별 공격 우려에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날 국제운송노조연맹(ITF)은 성명을 내고 “홍해와 아덴만에서 선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경고가 비극적으로 확인됐다”며 후티를 규탄했다. 항로 불안은 결국 국제 해운 비용 급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CNN은 “홍해와 지중해를 잇는 수에즈운하의 지난달 컨테이너 물동량은 작년 중 월간 최다를 기록했던 2023년 5월에 비해 82%나 급감했다”며 “해운사들은 아프리카 쪽으로 수천 ㎞를 우회하고 있다”고 짚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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