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상업영화 35편 중 여성 감독 한 명 뿐…촬영감독은 제로

김보영 2024. 3. 7.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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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봉한 규모있는 상업영화들 중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작품은 '교섭'(감독 임순례) 단 한 편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7일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고예산(순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35편을 연출한 감독들 중 여성은 '교섭'의 임순례 감독 1명(2.7%)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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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지난해 개봉한 규모있는 상업영화들 중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던 작품은 ‘교섭’(감독 임순례) 단 한 편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7일 발표한 ‘2023년 한국 영화 성인지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봉한 고예산(순제작비 30억원 이상) 한국 상업영화 35편을 연출한 감독들 중 여성은 ‘교섭’의 임순례 감독 1명(2.7%)뿐이었다.

영진위는 2017년부터 매년 한국 영화산업의 성평등 현황을 조사해 성인지 결산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상업영화의 여성 감독 비율은 최저치였다.

여성 제작자(22명·23.9%), 프로듀서(13명·23.6%), 주연배우(9명·25.7%), 각본가(12명·21.8%)도 모두 30%에 못 미쳤으며, 촬영감독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저예산 상업영화와 독립·예술영화를 포함한 한국 영화 183편으로 대상을 확대하니 여성 감독이 49명(22.8%)으로 비율이 높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30%에도 못 미치는 현실이다.

여성 제작자(77명·24.8%), 프로듀서(71명·31.0%), 주연배우(81명·40.7%), 각본가(67명·30.7%), 촬영감독(18명·8.1%)의 비율 역시 고예산 상업영화만 산정했을 때 보다는 소폭 높았다.

한국 영화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력의 여성 비율이 저조한 현실은 한국 영화가 남성 중심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진위는 “여성 인력은 저예산 및 독립·예술영화에서 상대적으로 활발한 참여를 보였지만, 상업영화로의 진출은 여전히 가로막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공개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오리지널 영화 7편 중에서도 여성 감독과 촬영감독은 한 명도 없었다. 각본가도 1명(16.7%)에 그쳤다.

다만 여성 제작자(4명·50.0%), 프로듀서(3명·37.5%), 주연배우(5명·83.3%)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높았다.

OTT 영화의 여성 주연 비율이 극장 영화보다 높게 나온 건 ‘정이’,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길복순’, ‘발레리나’ 등 여성 주연작이 지난해 잇달아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영진위는 이에 대해 OTT 영화는 아직 표본이 적어 일반화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영진위는 “OTT 오리지널 영화에서 보인 여성 주연의 활약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영화계에서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는 경향이 위축돼 여성 인력에 돌아갈 기회가 더 줄어들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영진위는 “한국 영화 창작 인력과 서사의 성별 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퇴보하는 조짐을 보인다”며 “영화계의 전반적인 투자가 축소되고 제작이 위축되고 있어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보영 (kby584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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