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 기념, ‘경기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어디까지 왔나

정자연 기자 2024. 3. 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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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여성가족재단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포럼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세계여성의 날’(3월8일)을 기념해 7일 오후 2시 ‘경기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운영실태 및 과제’ 포럼을 개최한 가운데 토론회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원규기자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세계여성의 날’(3월8일)을 기념해 7일 오후 2시 ‘경기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운영실태 및 과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경기도 공공기관의 성평등위원회의 운영 현황을 분석하고 위원회가 조직 내 성평등 문화 확산과 정착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포럼은 재단의 공식 유튜브 채널(구읏TV)로도 생중계 돼 비대면 시청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도 오고 갔다.

토론은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여성학협동과정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심선희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의 주제 발표에 이어 최유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주류화지식혁신본부장, 이애형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 김현정 경기관광공사 성평등위원회 당연직 위원, 김민아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전 성평등 업무 담당자, 허순 경기도 여성가족국 여성정책과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김혜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 28곳에 성평등위원회 설치돼 경기도의 성평등을 실현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해오고 있다”며 “이 자리는 성평등위원회의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실행 계획과 앞으로의 활성화 방안 등 경기도 여성 정책을 모두 짚어보는 중요한 자리라 생각한다. 그 의미가 실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이 ‘세계여성의 날’(3월8일)을 기념해 7일 ‘경기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운영실태 및 과제’ 포럼을 개최했다. 윤원규기자

■여성 관리자 비율여전한 유리천장

심선희 연구위원이 주제 발표한 ‘경기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운영실태와 과제’에 따르면 도내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하는 공공기관 28곳 중 여성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도여성가족재단(85.0%)과 경기도사회서비스원(81.9%)이다. 여성 관리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도 경기도여성가족재단(85.7%), 경기도의료원(68.2%), 경기도사회서비스원(67.9%) 등 여성 직원 비율이 높은 곳이었다.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도콘텐츠진흥원은 여성 직원의 비율이 40% 중반대였지만 여성 관리자비율은 10% 후반대에 그쳤다. 비율의 격차가 가장 큰 곳은 경기관광공사였다. 여성직원의 비율은 45.6%였지만 여성 관리자의 비율은 5.9%에 그쳤다.

성평등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도내 공공기관의 인력 규모 및 성별 현황. 2024년 1월 기관 관계자 대상 조사 결과 분석. ‘경기도 공공기관 성평등위원회 운영실태와 과제’ 발췌. 자료 제공=경기도여성가족재단

성평등위원회는 주로 연 2회 서면회의를 진행했다. 위원회가 운영하는 성평등 관리지표 선정을 보면 지난해 기준 ‘기타’ 영역의 ‘성인지교육, 폭력예방 교육 이수율’이 12곳(44.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여성 대표성 영역-여성관리자 확대’와 ‘인적자원관리 영역-관리직 후보 육성 프로그램 운영’이 11개 기관(40.7%)이었다.

다만 ‘전체위원회 성별 비율’, ‘재직자 정규직 성별비율’, ‘경력개발제도 발굴’을 선정한 기관은 한 곳도 없어 성평등 관리를 위한 다양한 지표 확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심 연구위원은 “공공기관의 성평등 인식과 평가를 보면, 조직의 특성과 기관 성격자체가 달라 직원의 성비, 관리자 성별 비율의 편차가 많았다. 그럼에도 타 공공기관이 갖는 다른 점이나 새롭게 도입된 제도를 빠르게 도입하려 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비해 직장내 폭력에 민감해지면서 공공기관에도 변화 나타나고, 성별과 연령대 등 기관 구성원들의 변화가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 큰 영향 미치고 있었다”며 “회식 문화나 호칭, 육아휴직 제도 등이 그 변화들”이라고 분석했다.

■ 조직원 공감대 높일 지표 개발· 관리…성공사례 확대해야

전문가들은 “경기도 성평등위원회가 성평등 문화, 서로가 서로 존중하고 동등한 권리를 인정받는 문화 만들고, 인식 변화를 이끄는 데 기여했다”면서도 “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실효성 있는 성평등위원회 운영을 위한 세부적인 대안 마련과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표 마련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특히 조직원의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지표 개발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심 연구위원은 “위원회가 4년간 운영되면서 기본적인 것들을 충족시키고 있고, 형식적인 정례회의나 경영평가가 갖는 긍정성 있지만 조금 더 새로운 시도를 하기엔 제한이 있었다”며 ▲연 1회 이상 대면회의 개최 ▲기관에서 추진한 성평등정책 우수 사례 공유 및 담당자에 대한 지원 강화 ▲경영평가와 연동된 성평등 관리 지표 점검 및 새로운 지표 개발 지속 ▲성평등위원회의 실질적 위상 점검 및 논의 안건 확대 등을 꼽았다.

최유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주류화지식혁신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성평등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원활히 개선하고 변화하도록 경영 평가 지표에 성평등위원회 관련 배점을 넣었다는 점이 매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최 본부장은 다만 경영평가 지표 관리와 지표 운영방식을 고민해 제도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체 공공기관이 전체 배점 0.5 중 매년 0.3점을 받는데, 이는 서면위원회나 성평등 계획수립 등은 충분히 해내고 있다는 뜻인 만큼 목표 달성에도 배점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성평등위원회 설치·운영 지표 경영평가 0.5점 중 성평등정책 계획수립에만 점수의 절반인 0.25점을 할당하고 있다.

최 본부장은 “지표 운영방식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개선되도록 선정할 필요가 있다. 필수지표에 대해 협의할 수 있는 절차도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애형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위원은 “아직 우리 사회는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 성희롱, 경력단절 문제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성평등위원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 프로그램 개발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위원회에 충분한 자원과 자율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보다 실효성 있는 성평등위원회 운영을 위한 정책적 지원 등을 주문했다.

성평등위원회 운영이 어려운 이유로 현장에선 ▲임직원의 성평등 조직문화에 대한 필요성 인식 부재 ▲직원 참여 의지 저조 ▲성평등위원회 업무 담당자의 업무 과중을 꼽았다.

김현정 경기관광공사 성평등위원회 당연직 위원은 “이로 인해 성평등위원회 활동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성평등 업무 담당자만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성평등위원회의 확대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정기적인 교육과 성별·직급별노사 간담회 등을 통한 공론화 ▲기관장 및 관리자가 필수 참여하는 성평등 조직문화 관련 공공기관 간담회, 의무교육 정례적 시행 ▲성평등 조직문화 조성이 조직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사례 공유 ▲정부 차원의 기관별 찾아가는 성평등 사업 설명회 개최 등을 제시했다.

김민아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전 성평등 업무 담당자는 “진흥원은 2022~2023년 총 4회의 성평등위원회를 개최하면서 한 번만 서면회의를 열고 모두 대면으로 위원회를 개최했다. 이 과정에서 의견을 공식적으로 대표자와 임원진에게 전달하게 돼 좋은 기회였다”며 “특히 여성 대표성 분야에서 주요 직무 담당자 성별 현황을 선정해 주요 직무에서 여성 직원 비율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됐다. 성평등한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역할을 자문 받는 시스템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진단 컨설팅, 캠페인과 교육 등을 구성원이 노력하면 달성할 수 있는 지표로 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업무를 추진하는데 동기가 부여되고 실질적 점진적 변화 가져올 것이란 뜻이다.

허순 경기도 여성가족국 여성정책과장은 “위원회에 기관의 사정을 잘 아는 내부인들이 참여해 스스로 우리 조직에서 개선해 나가야 할 사안을 발굴하는 것 자체가 지표가 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며 “성평등 문화가 공공에서 머무르지 않고 민간으로 확대해 나가기 위해 성공사례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경기도에서도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성평등위원회란?

‘경기도 성평등 기본조례’에 따라 2020년부터 운영돼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들었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참여와 대우를 받는 실질적 양성평등을 이루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고자 도내 공공기관에 성평등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올 1월 기준 도내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영 해야 하는 공공기관은 28곳이다. 정원이 30인 미만인 기관은 성평등책임관으로 대체가 가능해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성평등책임관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남성과 여성이 공공기관 내에서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출발해 고용 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 직장 내 문화, 교육 프로그램, 일과 삶의 균형을 포함한 광범위한 영역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을 큰 틀의 목적으로 한다.

성평등위원회는 ‘성평등 관리지표’를 선정해 운영하는데 ▲여성 대표성 ▲인적자원 관리 ▲일·생활 균형 ▲성인지교육이나 차별사건 구제절차 여부 등의 기타 사항과 ▲성평등 캠페인 운영 등 기관 자체에서 추가 지표를 설정하기도 한다.

경기도는 공공기관의 경영 평가 시 지표 가운데 ‘성평등위원회 설치·운영’ 관련 항목을 넣어 0.5점의 배점을 주고 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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