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전공의 모두 보호할 것"…응급실 전문의가 말하는 응급 현장

최다인 기자 2024. 3. 7.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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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환자만 바라보고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제는 한계입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여파로, 혼란스러운 응급실을 말 없이 지키는 이들이 있다.

통상 응급실 인력에서 전공의가 절반 이상 차지하다 보니, 현장 이탈 후에 생긴 전공의 공백이 응급 체계를 뒤흔들 만큼 컸다는 것.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환자 초진을 본 뒤, 진단에 따라 심장내과·호흡기 내과 등 소속 전공의에게 내원을 요청하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는 해당 과목 교수들이 직접 응급 진료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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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건양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한계 임박"
집단사직 전공의에 "돌아와달라"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7일 단체행동에 참여한 전공의들에게 환자들 곁으로 돌아올 것을 호소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정원준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과 류현식 건양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 최다인 기자

"응급 환자만 바라보고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이제는 한계입니다."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여파로, 혼란스러운 응급실을 말 없이 지키는 이들이 있다. 의료현장 최전선에서 환자를 살린다는 마음 하나로 버티고 있지만, 전문의들의 피로도가 한계에 달하는 모습이다.

정원준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과장과 류현식 건양대병원 응급의료센터장으로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응급 현장 상황을 생생하게 들여다본다.

전공의 집단사직이 발생한 지 17일째. 응급실 체계가 급격히 변하면서, '번아웃' 상태까지 이르렀다는 게 이들의 호소다.

통상 응급실 인력에서 전공의가 절반 이상 차지하다 보니, 현장 이탈 후에 생긴 전공의 공백이 응급 체계를 뒤흔들 만큼 컸다는 것.

정 과장은 "기존에는 전공의 2명, 인턴 2-3명, 전문의 1명으로 총 6명씩 교대별로 근무에 투입됐었지만, 지금은 전공의가 다 빠져나간 상황에서 전문의 1명으로 근무할 수 없어 교수 2명이 진료를 보고 있다"고 긴박한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교수 1명이 응급 환자 1명을 진료하는 동안 다른 환자들은 기약없이 대기할 수밖에 없다.

응급실에 내원해 진료를 돕는 다른 진료과목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응급의학과 교수들이 환자 초진을 본 뒤, 진단에 따라 심장내과·호흡기 내과 등 소속 전공의에게 내원을 요청하는데, 현재의 상황에서는 해당 과목 교수들이 직접 응급 진료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응급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논란이 된 이른바 응급 이송 지연에 대한 안타까움도 내비쳤다. 현재 상황으로선 우선 순위에 따라 미처 감당하지 못하는 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류 센터장은 "기존에는 환자가 이송된 응급실에 시설, 장비 부족이나 진료가 필요한 분야의 의료진 부재로 재이송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는데 지금은 최초 진단을 담당하는 응급의학에 공백이 발생한 상황"이라며 "응급실은 상대적으로 시급하게 처치가 필요한 환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처럼 막막한 상황에서도 이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응급 환자와 전공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류 센터장은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지만, 흰 가운을 벗을 수 없는 이유는 전공의와 환자 모두를 지키기 위함에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가 조속히, 또 원활하게 해결되길 바라고 있다.

정 과장은 "현안이 해결돼 그 누구도 다치지 않은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무사히 돌아와 예전처럼 같이 환자를 돌봤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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