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韓은행 수익성 악화 경고… ELS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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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은행 산업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발' 손실 폭탄 우려와 상생금융 압박, 대출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국내 은행들의 신용 건전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경고다.
무디스는 은행권을 향한 '상생 압박' 등 금융감독의 정책이 한국 은행들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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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은행 산업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발' 손실 폭탄 우려와 상생금융 압박, 대출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국내 은행들의 신용 건전성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경고다.
무디스는 7일 보고서를 내놓고 "향후 18개월 이내에 한국 은행들의 영업 환경과 건전성, 수익성의 약화를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용등급 전망에서 '부정적'은 향후 1년~1년 6개월 새 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디스는 은행권을 향한 '상생 압박' 등 금융감독의 정책이 한국 은행들의 건전성과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봤다. 은행권을 향한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에 따라 대출 금리 인하 등에 나서면서 순이자마진(NIM)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금융당국이 '불완전 판매'를 했다고 판단하면 과징금과 투자자 배상 이슈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만약 금융당국이 검사를 통해 상품 판매, 기획 단계에서 발생한 은행의 '조직적인 잘못'을 입증할 경우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홍콩H ELS 판매액은 20조원 규모다. 과징금은 이 판매액을 기준으로 책정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과징금 규모가 최소 1조원에서 5조원에 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에 대한 손실 배상은 별도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와 관련, "오는 11일 보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면서 "피해액의 100%까지도 배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국내 은행의 영업 환경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024~2025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대의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대환 대출 플랫폼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점유율 확대 등으로 대출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무디스는 올해 국내 은행 대출 성장률 추정치를 3~4%로 제시했다. 2022년(5.6%)과 2023년(4.6%)보다 낮은 수준이다.
올해 국내 은행의 평균 자산수익률은 0.5~0.6%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 NIM 추정 평균도 지난해 1.6%에서 올해 1.5%로 축소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무디스는 지난해 말 기준 은행 평균 연체율이 0.38%로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향후 18개월 내 0.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금 상환 유예 등 코로나 관련 지원 프로그램 만료와 함께 민간 소비 위축, 고금리 장기화 등이 연체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했다.
건설 및 부동산 부문의 자산 리스크도 은행들의 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히지만, 은행들은 타 금융권과 달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은 비은행 금융사의 PF와는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은행권은 순이자마진 축소로 어려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순이자마진 축소와 더불어 ELS 피해 보상으로 은행권에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사상 최대 수익을 거두던 은행들의 수익성이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자이익 확대로는 한계가 있기에 비이자이익 수익원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자율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 부실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건전성 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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