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보다 8회가 중요” 영웅들 15kg 다이어터의 이유 있는 82SV…‘이 선수’ 떠나면 운명이 바뀐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9회보다 8회가 더 중요하다.”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불펜 운영 구상을 슬쩍 드러냈다. 말이 구상이지 구단의 흑역사를 ‘셀프 공개’했다. 홍원기 감독은 “2022년엔 7,8,9회에 뒤집어진 경기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2023년엔 7,8,9회에 뒤집어진 경기가 많았다”라고 했다.
실제 10년간 불펜 대들보로 활약한 조상우가 사회복무요원으로 없던 2022년과 2023년, 키움 불펜의 모습은 천지 차이였다. 2022년엔 김재웅이 라이징스타가 되면서, 불펜 살림을 책임졌다. 여기에 문성현, 하영민 등 왕년의 선발요원들이 단기적으로 힘을 냈고, 김동혁 등 뉴 페이스들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그러나 작년엔 전력의 한계, 부상 등 각종 악재로 7~9회에 불펜 운영 정립이 전혀 되지 않았다. 김재웅도 2021년부터 많이 던지면서 작년엔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이런 와중에 이정후와 안우진의 연쇄 시즌아웃까지 터지면서, 키움은 순위싸움에서 사실상 수건을 던졌다.
사실 조상우가 있던 시절엔 확실히 불펜 운영이 편했다. 전임 감독은 조상우를 붙박이 9회 클로저로 쓰지 않고 6~8회에 가장 중요한 시점에 쓰면서 크게 재미를 봤다. 키움이 2018년과 2019년 포스트시즌서 선전했던 이유다.
홍원기 감독은 예상대로 조상우를 그렇게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확답하지 않았지만, 그런 뉘앙스를 풍겼다. 조상우가 그런 기용에 익숙한 선수라서,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 장점도 있다. 홍원기 감독은 “조상우는 가장 중요한 시점에 기용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조상우는 “캠프를 잘 마치고 왔다. 재밌게 잘 했다. 시범경기서 컨디션을 더 올리면 된다.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좀 더 올려보려고 한다. 보직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 감독님의 지시대로 한다. 살은 13~15kg 정도 뺐다”라고 했다.
조상우는 소집해제 때부터 다이어트가 크게 화제가 됐다. “던지는 건 큰 차이가 없다. 옷이 컸고, 관리가 쉬워졌다. 시즌 때도 이 몸무게를 유지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어쨌든 다이어트에 성공한 이후에도 구위가 유지됐다는 건 긍정적 신호다.
조상우는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시범경기가 더 기대된다. 서울시리즈(17일 LA 다저스와의 스페셜매치)에도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누구를 만나도 설렌다. 평가전 때 몸 상태를 다시 봐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홍원기 감독의 플랜에는 결정적 변수 하나가 있다. 조상우가 6~8회를 폭넓게 막는 건, 기본적으로 9회를 해결할 카드가 있다는 전제를 깔아야 위력이 극대화된다. 이 카드는 당연히 김재웅이다. 작년에 살짝 주춤했지만, 여전히 이 팀에서 김재웅을 대체할 카드는 마땅치 않다.
문제는 김재웅이 6월에 상무에 간다는 점이다. 홍원기 감독은 웃으며 “본인은 가기 전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재웅이 빠지면 불펜 운영의 큰 틀이 어쩔 수 없이 바뀔 전망이다. 김재웅을 대체할 스타가 갑자기 등장하지 않는 한, 조상우가 ‘진짜 마무리’가 될 수도 있다. 3년만에 돌아온 조상우에게도 올 시즌은, 꽤 난이도가 높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