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생성형AI 시대, 과학기술 일자리 격변한다
생성형 AI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챗GPT가 등장한 2022년 이후로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이전부터 문학이나 예술 등 다양한 창작활동 영역에서 AI의 활약이 부각되었다. 이에 따라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서도 그 이전과 다르게 단지 일부 직무를 대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가 훨씬 크게 변화하고 사라질 전망이 강화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향후 5년간의 일자리 변화에 대해 전 세계 경영자들에게 설문조사하는 WEF의 미래직업조사(Future of Jobs Survey) 결과, 변화가 있었다. 알파고 충격을 바탕으로 컴퓨터의 일자리 대체 논란이 심화되었던 2016년 조사 결과는 향후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총 510만 개의 일자리 순감소가 나타난다는 전망이었다.
반면, 2020년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8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970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나타나 오히려 1200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생성형 AI가 본격 등장한 2023년 조사 결과에서는 다시 2027년까지 일자리 감소 효과가 더 커져 일자리 수가 1400만 개나 순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생성형 AI 가운데서도 챗GPT와 같은 대규모 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의 활용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시범적 연구(Pamela Mishkin et al, 2023)가 이루어졌다. 이 연구의 특징은 '대규모 언어 모델 활용이 특정 과업이나 작업 활동을 완료하는 시간을 50% 이상 줄이는가'라는 질문을 GPT-4와 인간 평가자들에게 묻고 그 답변을 측정하여 영향력을 평가하는 방식을 이용했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AI의 대표적인 모델인 챗GPT의 활성화는 전체 노동자의 3분의 2 이상에게 직무 변화를 10% 이상 경험하게 만드는 영향력을 미치는 한편, 5분의1 정도는 절반 이상 직무가 변하는 영향력을 미칠 정도로 광범위하게 일자리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의 컴퓨터화 영향력 분석 등과는 다르게 고임금이나 진입 장벽이 상당히 높은 직업들에 더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나아가 인간의 평가 의견을 바탕으로 하든, 인공지능 모델의 추정을 바탕으로 하든 전체 방향성이나 추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부분도 의미심장하다. 그만큼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여 인공지능의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판단하는 영역에서도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활성화 이후 AI의 인간 대체 문제는 이제 특정한 직업군만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결국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예측하거나 더 위험한 일자리를 구분하는 것보다 오히려 인력수급 전망이나 일자리 대체 추정이 가진 불확실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기존의 인력수급 정책이 갖는 한계를 직시할 필요가 커졌다. 즉 문제 해결의 초점이 일자리의 변화나 대체 정도를 정확히 측정하는 방법론의 개발보다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관련 대응 정책의 조율이 이루어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로 이동한 것이다.
결국 미래 과학기술 인재 정책이 원활히 추진되며 핵심 인재 확보가 이루어지려면, 불확실하고 빠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기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AI 등의 기술 발전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과 과학기술인력 등 핵심인재 수요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빠르게 파악하는 모니터링 체계를 확고히 마련해야 한다.
수요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공급 체계도 대응할 수 있도록 인재 정책의 기획 및 성과 분석 체계도 필요하다. 궁극적으로는 이를 기반으로 우수한 인재가 스스로 모여들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인재 중심의 과학기술 생태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STEPI Outlook 2024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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