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程門立雪 <정문입설>

박영서 2024. 3. 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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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정, 문 문, 설 입, 눈 설.

정씨 집 문 앞에 서서 눈을 맞았다는 뜻이다.

"정이 선생님은 지금 주무시고 계시니 먼저 돌아가시고 다른 날 오시지요." 두 사람은 잠자는 정이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문 앞에 조용히 서서 그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잠에서 깨어난 정이는 양시와 유초가 가르침을 구하기 위해 문 밖에서 눈을 맞으며 서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감동해 직접 그들을 맞으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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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 정, 문 문, 설 입, 눈 설. 정씨 집 문 앞에 서서 눈을 맞았다는 뜻이다. 스승을 공경하고 배움을 간절히 구하는 자세를 말한다. '송사·양시전'(宋史·楊時傳)에서 유래한 성어다.

송(宋)나라 때 양시(楊時)는 지식에 대한 욕구가 매우 강했고 스승을 존중했다. 어느 겨울, 양시와 유초(游酢)는 어떤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게 되었고, 정확한 답을 찾기 위해 당대의 석학 정이에게 가르침을 받으러 갔다. 낙양(洛陽)에 있는 정이의 집에 도착했을 때 시중 드는 아이가 그들에게 말했다. "정이 선생님은 지금 주무시고 계시니 먼저 돌아가시고 다른 날 오시지요." 두 사람은 잠자는 정이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문 앞에 조용히 서서 그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한 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눈을 맞은 채 몸을 떨었다. 그들은 눈밭에 서서 정이가 깨어나기 만을 기다렸다. 잠에서 깨어난 정이는 양시와 유초가 가르침을 구하기 위해 문 밖에서 눈을 맞으며 서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우 감동해 직접 그들을 맞으러 나갔다. 문을 열어 보니 바깥에는 이미 눈이 한 척이나 쌓여 있었다. 정이는 양시의 학문에 대한 간절함과 예의 바른 모습을 보고 양시를 제자로 받아들였다. 후에 양시는 정이의 사상과 도리를 배우고 깨달아 '정학의 전통파'(程學正宗)로 존경받았다.

스승을 존중하고 교육을 중시하는 것은 중요한 문화이다. 민족의 미래가 여기에 달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교권은 추락하고 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갑질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교사들도 늘고 있다. 한때 최고의 선망 직업이던 교직은 이제 기피 직업이 되고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합심해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는 무너진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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