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OST, 북서태평양 슈퍼태풍 발생 핵심 원인 첫 규명

이동민 기자 2024. 3. 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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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태풍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인 북서태평양에서 슈퍼태풍이 연중 강하게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KIOST 연구팀은 지난 2018년 9월 발생해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3.5일 동안 5등급을 유지한 슈퍼태풍 망쿳을 비롯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슈퍼태풍의 발생 추이와 해양환경특성 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적도해류가 연중 슈퍼태풍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분석결과와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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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북적도해류 해양열용량으로 태풍 풍속↑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게재
[부산=뉴시스] 지난 40년 동안 북적도해류 해역 해양열용량 증가 추이 (그림=KIOST 제공) 2024.03.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이동민 기자 =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태풍활동이 가장 활발한 지역인 북서태평양에서 슈퍼태풍이 연중 강하게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분석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호에 게재됐다.

북서태평양은 대표적인 태풍 발생 해역으로, 매년 강력한 태풍이 이 해역에서 발생해 한반도 등 동아시아 지역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북서태평양의 해양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의 특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KIOST 연구팀은 지난 2018년 9월 발생해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인 3.5일 동안 5등급을 유지한 슈퍼태풍 망쿳을 비롯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슈퍼태풍의 발생 추이와 해양환경특성 등을 분석했다. 5등급 태풍은 사피어-심프슨 허리케인 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평균 초속 70m가 넘는 태풍을 말한다.

연구팀은 북서태평양에서 슈퍼태풍이 만들어지는 주요 원인을 북적도해류의 높은 해양열용량(바닷물이 가진 에너지의 양)과 적도수렴대(적도 부근에서 뜨겁고 습한 남동무역풍과 북동무역풍이 만나는 구름대)에서 발생한 저염수로 인한 강한 밀도차 등 두 가지를 꼽았다.

태풍이 섭씨 26도 이상의 높은 수온을 지닌 바다 위를 통과할 때 해양열용량이 높은 해역을 지나면 바다로부터 많은 열에너지를 공급받아 슈퍼태풍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석구 KIOST 해양순환기후연구부 자문위원은 "적도수렴대로부터 내리는 빗물로 만들어진 수층은 밀도가 낮으면서 따뜻하고 적도 수심은 차갑고 깊은데, 두 수층이 섞이지 않아 따뜻한 열에너지가 태풍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슈퍼태풍을 발생시킨다는 요인에 대해 여름철 북위 17∼25도 사이 분포하는 북서태평양의 난수성 소용돌이의 높은 해양열용량이 태풍을 급강화시킨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북적도해류가 연중 슈퍼태풍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분석결과와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에 의의가 있다.

[부산=뉴시스] 역대 5월 최장 시간 5등급 유지 슈퍼태풍 마와르 진로 (그림=KIOST 제공) 2024.03.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또 기후변화로 인해 지난 40년 동안 북적도해류 해역의 해양열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이와 함께 태풍의 급강화 현상도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수중승강로봇을 이용해 지난해 5월 발생한 슈퍼태풍 마와르를 관측한 결과 태풍에 의한 해표면 냉각 변화가 섭씨 1도 이내로 억제돼 슈퍼태풍 강도를 유지할 수 있었음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는 슈퍼태풍 강화 메커니즘의 검증 자료로 활용됐다.

강 자문위원은 "지난 40년 동안 해양열용량이 제곱㎝당 80~90KJ(킬로줄·1J은 1뉴턴의 힘으로 물체를 1m 이동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에서 120KJ로 커졌다"며 "지구온난화로 해양열용량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사업은 정부 주도로 진행 중인 해양수산연구개발사업으로 추진됐다. 이번 연구에는 KIOST를 비롯해 미국 해양대기청(NOAA), 프랑스 소르본대학, 대만 국립대학,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 아일랜드 골웨이대학, 유럽중기기상예보센터(ECMWF)의 연구진 등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KIOST는 이번 연구성과에 대해 "우리나라의 태풍 연구 역량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결과"라며 "논문 성과와 대양 관측자료는 해양 기후변화 양상을 장기적으로 전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며, 향후 해양 기후 재해로 발생되는 피해를 예방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ast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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